순천 선암사 성보 첫 산문 밖 나들이

2023-03-22     이창윤 기자
순천

순천 선암사 불교문화재가 처음으로 산문 밖 나들이에 나섰다.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관장 강성호)은 3월 23일부터 10월 27일까지 관내 특별전시실에서 ‘세계유산 선암사’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선암사가 소장한 보물 △선각국사 도선 진영 △대각국사 의천 진영 △33조사도 △동종 △삼층석탑 사리장엄구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향로 △선암사중수비 탁본 등 모두 127점의 불교문화재를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4월 개최되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관람하는 방문객에게 세계유산 선암사의 불교문화재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선암사 불교문화재는 조계종과 선암사 간 분규로 외부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선암사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조계종과 태고종 간에 소송이 진행된 2011년 이후에는 성보박물관마저 폐쇄돼 일반인이 선암사의 불교문화재를 관람하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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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은 다섯 가지 주제와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제1부 ‘무시무종(無始無終),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에서는 선암사의 역사와 도선국사, 대각국사 의천, 호암 약휴 등 선암사를 중창한 스님을 소개한다.

제2부 ‘선교일치(禪敎一致) 사상을 주창하다’에서는 선암사 출신 고승과 강백을 소개한다.

제3부 ‘쌍무지개 지나 만다라를 펼치다’는 선암사의 가람배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3부에서 선보이는 ‘선암사 대각국사중창건도’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다. 조선 후기에 그려진 이 그림은 대각국사 의천 스님이 중창했을 당시 경내 전각 당우의 배치가 잘 표현돼 있어 선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제4부 ‘승려 장인 얼을 담아 비추다’에서는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삼층석탑 사리장엄구’ 등을 통해 선암사 불교문화재에 깃들어 있는 승장들의 정신과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제5부 ‘염불의식 조계산을 울리다’에서는 △범종 △향완 △바라 등 불교의식구를 통해 선암사의 불교의식을 소개한다.

에필로그 ‘세계유산 선암사를 거닐다’는 일제 강점기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을 통해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된 선암사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강성호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장은 “세계유산 선암사의 불교문화재는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 특별전이 선암사의 역사와 불교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순천의 불교문화를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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