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복지정보시스템에 왜 `세례명` 기입?

시설 아동이력란에…"아동 복지시설 대상 선교 의혹"

2008-09-19     이혜조



▲ 보건복지가족부가 운영하는 국가복지정보시스템의 아동기본정보 등록 란에 아동명(세례명)(붉은 색 밑줄)을 기입토록 해 종교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008 불교닷컴.

종교차별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에 유감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종교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복지정보시스템에 아동들의 세례명을 적도록해 '정부를 복음화의 도구로 이용한다'는 불교계의 주장이 현실로 드러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불교닷컴>이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운영중인 국가복지정보시스템(http://www.w4c.go.kr/)을 검색한 결과, 전국 복지시설 이용 아동들의 이력을 적는 카드에 세례명을 적도록 해놓은 사실을 발견했다.

국가복지정보시스템은 2000년 10월 정부혁신추진위원회에서 핵심 민생과제로 채택한 '사회복지시설운영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이후 사회복지정보화를 위해 전자정부 로드맵 추진과제로 보건복지부에서 웹 기반의 사회복지시설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 2007년 4월부터 이력관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 가운데 이력관리는 서비스종별 서비스 이력, 생활자(이용자)등록, 검색, 입·퇴소의 이력, 기본사항, 건강상태, 추가사항, 가족사항, 보관품, 방배치 등의 상세정보를 기록해 관리해 왔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운영주관기관이고, 사회복지법인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위탁운영기관이다. 이 아래에 국가복지정보센터(센터장 정용철)가 실질적인 개발기획, 운영, 교육상담 등을 맡고 있다.

19일 현재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전국의 시설수는 9,179곳이다. 전국 지자체와 시설에서 웹상으로 실시간 문서결재 및 정보교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복지정보센터는 아동이력관리시스템에 등재된 어린이들의 숫자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아동, 노인, 장애인, 부랑인, 정신요양, 모부자 등의 시설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국가복지정책의 기초자료로도 활용한다.

이 시스템의 이력관리란에서 아동기본정보를 기입하는 서식이 나온다. 이 서식에  아동명, 아동명(한자), 아동명(세례명)을 적도록 하고 있다.

세례명은 가톨릭교회 등에서 세례를 줄 때에 세례를 받는 사람에게 붙여주는 이름으로 크리스천 네임 또는 영세명이라고도 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성(姓) 밑에 반드시 세례명을 붙여 부르게 되어 있다. 그만큼 세례명은 중요하다.

아동명 뒤에 법명 혹은 세례명을 쓰라는 것도 아니고 세례명만 쓰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종교차별이다.

특히 아동·복지시설은 각 종교별로 중요한 포교 및 선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기독교계가 선교차원에서 아동 이력란에 세례명을 기입토록했을 가능성이 짙다.

국가복지정보센터 문현국 교육상담과장은 <불교닷컴>과 전화통화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명칭을 잘못 사용했다"며 "<불교닷컴> 지적에 따라 '아동명(세례명)'을 '다른이름'으로 바로 고쳤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2007년 4월 개통 당시부터 사용해오던 서식이었다"며 이명박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법명, 세례명 등 별칭을 쓰게하려다 보니 칸이 좁아 대표적인 예시로 괄호안에 '세례명'이라고 적었던 것이다. 필수 입력사항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불교닷컴> 취재진이 "대표적인 예시라면 종교인구 분포수 등을 감안해 당연히 괄호안에 '법명'이라고 적든지, '법명 등'이라고 적는게 당연한게 아니냐"는 질문에 "개발자들이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문 과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