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어 나경원, '정치인 해우소' 천태종 구인사

대선 때 윤석열 후보 방문 후 지지율 크게 오른 성지 여당 대표 고민 중 팽당한 나경원도 찾아 조언 구해

2023-01-13     조현성 기자
사진=천태종

 

대한불교천태종 총본산 구인사가 정치인들의 근심 걱정을 풀어주는 해우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사직서를 냈던 나경원 전 의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대사)이 13일 구인사를 찾았다. 

나 전 의원은 구인사 방문 직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사의 수용이 아닌 징계에 준하는 해임 처분을 당했다.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나경원 전 의원에게 "옳다고 생각되면 설령 주변 반대가 있다고 해도 무소의 뿔처럼 고고히 걸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으고,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정치를 위한 시작은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염상정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견지할 때 연꽃처럼 아름다운 영혼이 될 수 있듯 스스로 맑고 밝은 정신으로 사리를 판단해야 한다. '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사람을 생각한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스님 말씀처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찬찬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사진=천태종

 

천태종 본산 구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지지부진할 때 윤핵관 권성동 의원 권유로 방문 후 지지율이 크게 올라 결과적으로 대선에 승리한 계기가 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부인 김건희 씨를 구인사로 보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여론 조사 1위인 나경원 전 의원을 장관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대사로 임명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기 시작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대사직부터 사임하겠다고 했다. 사직서도 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나 전 의원에 대한) 에정이 크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 전 의원을 해임 처분했다. 나 전 의원 후임 중 한 자리에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 일가 소유의 재단 소속 동서대 교수가 임명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직을 떠나려는 조직원을 두들겨 패는 깡패같다" "애정한다더니 하루만에 징계? 이런 변태같은 삐뚤어진 사랑" 등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조국 추미애 이재명 등을 탈탈 털어온 윤석열 검찰 위세에 눌려 당대표 출마를 않거나, 하더라도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빈집털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않으면 나 전 의원의 정치생명은 끝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더라도 100% 당원 선거, 결선투표 등 경선 룰 변경으로 비윤 반윤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