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전라지역 나한상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2022-12-07     이창윤 기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조성된 전라, 강원지역 석조나한상이 한 자리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은 내년 2월 26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깨달은 수행자, 나한 : 전라도와 강원도 나한의 만남’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영월 창령사지 출토 석조오백나한상과 남원 실상사 서진암 나한상 등 모두 90점의 나한상이 출품된다.

나한은 불상이나 보살상에 비해 도상에서 자유롭다. 나한상의 얼굴과 자세가 불상이나 보살상에 비해 다채로운 것은 이 때문이다. 영월 창령사지 출토 석조오백나한상은 희로애락을 표현한 친근한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립춘천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부산박물관 등 각 지역 국공립박물관에 이어 최근에는 호주 파워하우스 뮤지엄에서 열린 전시회에도 소개됐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는 전라지역 나한상도 영월 창령사지 석조오백나한상 못지않은 조형미와 개성을 보여준다. 서봉사지에서 발굴된 나한상은 미소년을 닮은 말끔한 미소가 돋보이고, 국립광주박물관이 소장한 나주 불회사 나한상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반면 실상사 서진암 나한상은 굳건한 모습이다.

전시는 나한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마무리된다. 번뇌를 넘어 깨달음을 향해 정진한 수행자를 떠올리며 명상이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은 전시 기간 중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나한을 주제로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나한상은 지역별로 사용했던 석재와 조감 솜씨에 따라 다양한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다.”며, “고독한 수행으로 해탈을 얻었지만 다시 중생을 향해 손을 내민 나한과 마주하며 마음의 위안과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