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형문화재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원형대로 재현

2022-11-01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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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유형문화재인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이하 현우경 표지)가 직조, 염색, 자수, 제책 등 각 분야 전문가 협업으로 원형대로 재현됐다.

‘현우경 표지’를 소장하고 있는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유물 손상을 방지하고, 제작 당시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전통공예 전문가와 함께 총 7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현우경 표지’ 재현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현우경 표지’는 불교경전인 《현우경》을 자수직물로 감싸서 만든 조선 후기 작품이다. 당시 유행한 연꽃, 복숭아, 석류 등의 길상무늬를 섬세하고 다양한 자수 기법으로 표현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이 ‘현우경 표지’ 재현 사업에 나선 것은 자수유물의 특성상 빛과 열에 취약해 원본을 장기간 전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현우경 표지 재현사업’은 자문회의, 유물조사, 직조, 염색, 자수, 제책의 순서로 진행됐다. 각 분야 전문가와 장인 3인이 사업에 참여했다. 이주원 전 숭의여대 교수와 김영재 한산연구소장이 전체 제작 방향을 자문했으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섬유복원연구소가 유물조사와 직조에, 이종남 전통염색연구소 소장이 염색에, 김태자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전승교육사가 자수에, 강청찬 국가무형문화재 배첩장 이수자가 제책에 참여했다.

7개월간의 협업 끝에 완성된 재현작품은 11월 8일부터 원본을 대체해 박물관 전시3동 2층에서 전시된다.

‘현우경 표지’는 다양한 자수기법과 색상이 사용된 작품이다. 자련수와 자릿수로 색의 부드러운 농담을, 가름수로 잎사귀를 표현했고, 매듭수로는 알알이 박힌 꽃술과 석류알을 부각시켰다. 그래서 평면적인 책표지인데도 문양에 변화와 입체감이 살아있다.

재현 작업은 원본 유물의 섬세한 기법과 색감 보존이 관건이었다. 특히 매듭수로 표현된 빼곡한 석류알은 자수 경력 50년이 넘은 김태자 전승교육사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한다. 김 전승교육사는 자수실의 굵기와 바늘에 돌리는 횟수를 달리하면서 원본과 동일한 형태가 나오도록 고민하고 연습했다. 박물관은 석류를 가득 채운 매듭수 보다 연습한 분량이 훨씬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 관장은 “재현작업은 박물관과 장인에게는 우수한 직물 문화재의 제작기법을 연구하는 기회이고, 관람객들에게는 변색 전의 원형이 구현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우수한 직물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 의미 있는 재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