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역사물길 죄송…바로 잡겠다”

17일 제37대 총무원장 당선인 진우 스님 예방서 "한양 천도 주도한 무학대사 역할 등도 아쉬워"

2022-09-17     서현욱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 역사물길 종교편향 및 역사 왜곡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7일 제37대 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인 진우 스님을 예방해 “광화문 역사물길 문제로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진우 스님과 오세훈 시장은 17일 오전 8시 조계사 3층 담소에서 환담했다. 취임준비위원장 호산 스님, 대변인 성화 스님, 수행단장 원명 스님, 윤승환 총무원 기획차장 윤승환, 김용구 포교차장(추진위원회 사무간사)이 배석했다. 오 시장은 오신환 정무부시장과 여장권 균형발전본부장, 주용태 문화본부장이 함께 예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을 축하드린다. 광화문 역사물길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 불교역사에 대해 더욱 관심갖고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아직 취임 전이고 현 총무원장스님께서 말씀하셔야 하나 현재 종교지도자들과 바티칸 순례중이신 관계로 제가 관심을 갖고 이야기 하게 되었다. 양해 바란다.”면서 “시장님이 직접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어제 광화문 현장을 다녀왔다. 서울시에서 더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보우 스님 처벌’ 문구의 경우 역사적 사실관계도 다르다. 보우 스님은 봉은사 주지를 하시며 승과를 설치해 서산, 사명대사를 배출하셨다. 임진왜란 등에 있어 국난극복을 위한 혜안이 있으셨던 분”이라며 “유생들의 배불상소와 유림들의 질시로 제주에 유배된 후 제주목사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었으나, 당시 왕명이나 조정의 공식적인 처벌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퇴계 이황도 매우 분개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건 신부는 ‘순교’로 보우 스님은 ‘처벌’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역사왜곡으로 시정되어야 한다”며 “조선시대 한양 천도를 주도했던 무학대사의 역할 등 많은 부분이 아쉽다. 언제 표기가 되었든 시장님이 지금 현직에 계시니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실수가 있었던 것은 바로 잡겠다. 종교 관련 사항은 원하시는 대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바꿔야 할 것 같다. 정해 주시면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시장님이 직접 와주셨으니 조속히 마무리 되기를 기대한다. 정치는 모든 시민을 돌봐주는 것이 책무지만 주로 물질적인 영역이라면, 종교는 마음의 평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라며 “종교나 종파의 차이를 떠나 시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평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역사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과 서울시는 실무협의를 통해 광화문 역사물길 문구 수정 관련 종단 차원의 공식 수정안을 서울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광화문 시복터, 바닥돌, 서울순례길, 서소문 역사공원 등 서울시 관련 여러 문제에 대한 종단 입장을 전달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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