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조선 후기 단청 채기 발견

2022-08-08     이창윤 기자
양산

양산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단청 물감을 담았던 조선시대 후기 채기(彩器)가 발견됐다.

8일 통도사에 따르면 채기는 지난 달 문화재청이 단청기록화조사사업을 벌이던 중 대광명전 후불벽 고주기둥 상부 주두 위에 얹힌 상태로 발견됐다. 채기는 직경 15cm, 높이 7.5cm, 굽 직경 5.5cm 크기로, 조선 후기 막사발의 전형적인 형태를 취한 백자분청사발이다.

통도사는 발견 당시 그릇 안쪽에 쌓인 먼지 상태와 담겨 있던 안료가 말라붙은 상태 등으로 미루어 영조 35년(1759) 단청 공사 당시 단청화승이 고주기둥 주두에 채기를 놓은 뒤 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채기는 대광명전 중수 당시 단청에 사용된 안료와 조색 방법, 물감 사용 방법, 조선 후기 양산지역에서 유행한 도자기 유형을 직·간접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통도사성보박물관 관계자는 “단청용 채기는 1974년 경주 월지에서 통일신라시대 채기가 발굴된 이후 지금껏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며, “그릇이 완형이고, 단청이 이루어진 1795년이라는 절대 연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단청과 양산 지역 도자사 연구에 중요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채기가 발견된 대광명전은 통도사 중로전의 중심전각이다. 2014년 보물로 지정됐다. 《통도사지(通度寺誌)》에 기록된 <기묘년개금탱화단확사시주기(己卯年改金幁畵丹臒事施主記)>에 영조 35년(1759년)에 후불탱화 조성과 단청, 본존불 개금이 이루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 전각의 중수는 단청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통도사는 9일 오전 10시 30분 대광명전이나 주지실에서 대광명전에서 채기를 발견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