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홍매화·모기장영화제…지리산 화엄사가 주는 묘한 매력

2022-06-16     연합뉴스
화엄사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화엄사가 문화의 터전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올해 봄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로 많은 상춘객을 불러 모았던 화엄사는 이번 주말인 18일 경내에서 요가 대축제를 연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맞는 행사다.

수행 공간인 사찰에서 인도 정통 요가를 체험하는 묘한 매력이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요가 축제에는 지역민은 물론 많은 요가인이 찾았다고 한다.

올해는 주한 인도대사관과 문화원 종사자 등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이 직접 참여해 요가와 인도 전통춤 '까딱'을 선보인다. 요가축제에는 약 500명이 사전 참가 신청을 했다.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색 수행, 문화 터전이 될 것으로 화엄사 측은 기대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지난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아직도 많은 분이 지쳐있는 게 사실"이라며 "치유와 화합을 소주제로 여는 요가 행사에 함께하며 마음을 달래고, 힐링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요가 축제에서는 세계 평화,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을 기원하는 의미로 노랑과 파랑 양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국기를 만드는 퍼포먼스도 열린다.

화엄사가 코로나 사태 와중에 여러 문화행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전통과 현대 문화의 조화를 통해 사찰 변화를 시도해온 덕문스님의 뜻이 컸다.

화엄사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 요가 대축제에 더해 작년에 연 '모기장 영화음악제'는 어린 시절 아련한 기억을 되살리며 행복감을 공유했던 자리다.

덕문스님은 "한여름 모기장을 친 평상에 앉아 TV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며 "함께 모기장에 앉아 영화도 보고, 음악도 같이 곁들여보니 성원이 컸다. 올해도 다시 열어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말했다.

화엄사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사찰 인근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되고 있다. 화엄사는 사찰의 역사나 규모로만 보면 대찰(大刹)로 손색이 없으나 경기나 강원, 충청권에 있는 다른 유명 사찰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사시사철 방문객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올해와 작년 봄 열린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화엄사 주변 음식점과 상점 등이 오랜만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전언이다.

"코로나로 관광지 쪽이 많이 어려웠잖아요. 올해 봄 화엄사는 성황이었습니다. 사찰 앞 식당, 커피숍에 재료가 다 떨어져 장사를 못할 정도였다고 해요. 상인들이 지나가다 마주치면 제 손을 잡고서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고맙다고요. (웃음)"

18일 요가 축제를 찾는 이들은 화엄사가 선사하는 특별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요가에 참여하는 본인 사진을 화엄사 홈페이지에 올리면 실시간 심사를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특별 코너도 마련됐다.

아울러 연기암까지 이어지는 '어머니의 길', 구충암 야생차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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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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