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핵관’ 찾아와 탈당권유…단호히 거절”

18일 “여러 달,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또 잘릴 것” 민주당 “불교계에서 정 의원 사과에 진정성 의심할까 우려”

2022-01-19     서현욱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핵관’이 찾아와 자신에게 탈당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핵관’은 논란이 됐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빗대어 ‘이재명 핵심 관계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8일 밤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면서 “이러다 또 잘릴 것이다. 아프다. 슬프다.”고 했다.

또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탈당하지 않는다. 어머니, 저 탈당해야 됩니까?”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5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이를 징수하는 전통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폄하 논란이 일었고, 이에 조계종은 정청래 의원 사퇴 및 민주당 제명을 요구해 왔다. 이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계종 총무원 지도부와 해인사 측 관계자들에게 사과했고, 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난해 11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찾아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당사자인 정 의원도 사과했지만, 조계종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 의원은 봉은사 해인사 은해사 등을 찾아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의 불심 잡기는 지난 17일에도 이어졌습니다. 윤호중 원내대표,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영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36명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회와 성찰의 108배를 하고, 원행 스님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논란의 당사자인 정청래 의원도 함께 했다. 이때 후보자 공약으로 종교평화차별금지위원회 구성을 운영을 약속했다.

또 이재명 이 후보는 지난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일정 가운데 사전에도 없던 낙산사를 방문해 법인 스님을 찾았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5~16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아 주지 현응 스님을 만났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는 새해 들어 충남 예산의 수덕사, 대구 동화사 등 사찰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당내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탈당을 안 시키려고 우리가 그렇게 노력을 했고 잘 봉합이 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108배를 하러 간 것도 탈당을 시키지 않으려고 그 애를 쓴 것"이라고 정 의원의 페북 폭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후보 핵심 측근 의원도 "탈당카드는 없었고 봉합의 실마리가 잡히던 상황이었는데 그런 발언을 해서 우려된다"며 "불교계에서 정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 진위’에 대한 질문에 “정 의원한테 누가 뭐라고 했는지 아는 바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 경과를 제가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대위 측은 “해프닝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며 조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조계종은 전국승려대회를 21일 열어 정부·여당의 불교왜곡과 종교편향을 규탄하고,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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