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종교편향 국민갈등 예방 기구·법 마련해야”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입장 “종단 광주시와 긴밀한 협의”

2021-10-07     서현욱 기자

광주시와 가톨릭 수원교구가 추진하려 한 ‘남한산성·천진암 성지 광주순례길’ 사업 추진 전면 백지화가 공식 확인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7일 “지난 9월부터 시작된 경기도 광주시의 ‘천진암 성지 광주순례길’ 종교편향 논란이 광주시의 사과입장 표명으로 일단락됐다.”고 발표했다.

조계종은 “광주시는 10월 5일자로 그간의 상황에 대한 공식 사과와 사업에 물의를 일으켰던 명칭 사용 중단, 사업 재검토, 그리고 향후 불교계와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사과공문을 종단에 보내왔다.”는 것.

조계종은 “광주시가 추진 중인 해당 순례길이 호국불교의 상징인 남한산성과 불교계가 운영해온 나눔의 집을 포함, 이를 ‘천진암성지 광주순례길’이라고 호도한 것에 대해 광주시의 공식적인 사과 및 해명, 본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공문으로 요구”했으며, 이후 광주시청 관계자들과 두 차례의 면담 등을 진행하면서 조계종단의 입장을 전달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7일 오전 광주시 종교편향 사과와 관련 사회부장 원경 스님 명의 입장문을 통해 “최근 광주시의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사업추진과 관련, 광주시에서 해당 사업 명칭의 부적절성에 대한 사과와 함께 명칭 수정 및 사업 재검토 결정을 해준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종단은 광주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민족의 역사와 우수한 전통문화콘텐츠가 바르게 해석,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경 스님은 “우리 종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종교사회에서 공공기관의 종교편향 정책이 초래하는 소모적인 국민갈등을 예방할 기구와 법체계를 마련해줄 것을 현 정부와 모든 지자체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가 사업 전면 재검토와 명칭 수정, 향후 사업 추진 시 조계종과 긴밀한 협의 등 약속을 표명했지만, 가톨릭 수원교구와 맺은 업무협약이 취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교계에서는 가톨릭 신자들을 자비로 보호하다 죽음을 당한 천진암과 천진암 스님들의 역사를 가리고, 가톨릭 성지로만 포장한 역사왜곡과 종교편향적 태도에 반발해 왔다. 조계종 중앙종회 및 종교평화위원회의 항의성명을 발표했고, 대한불교청년회, 대불련, 전국비구니회 등의 항의성명이 잇따라 발표됐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과 전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도 <불교닷컴> 기고로 가톨릭의 역사왜곡 문제를 비판하면서 불교계의 각성을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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