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옥련암 감원 법선 스님 전격사임

"70이 넘으면 후학, 역동적인 불교, 자신 위해 죄다 내려놓아야"

2020-10-28     김원행 기자

 "갈 곳이 없으니 간다. 정해 놓고 간다는 것은 가는 것이 아니다. 그냥 무작정 간다."

 "병(病)이 들어서 내려놓으면 추하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내려놓아야 한다."

 통도사(주지 현문스님) 옥련암 감원 법선 스님이 전격적으로 감원직을 사임하며 밝힌 발언이다.

 옥련암은 통도사 산내 17개 암자 중(中) 신도 많기로 소문 난 곳이다. 스님이라면 한 번쯤 욕심 내 볼만한 암자다.

 32년 6개월 동안 각종 불사를 해 온 법선 스님은 "70살이 넘으면 첫째 후학들을 위해서, 두 번째 역동적인 불교를 위해서, 세 번째 자신을 위해서 죄다 내려놓을 줄 알아야한다."며 "일말의 후회도 없다."고 28일 말했다.

 법선 스님은 "병(病) 들어서 (감원직을)타의에 의해 내려놓게 된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이냐?"며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내려놓아야 후회 없는 나머지 인생을 살 수 있는 거다."라고 했다.

 "이제 어디로 가실 예정이냐?"는 <불교닷컴>질문에 "몰라요. 그냥 가보는 거죠."라고 답했다.

 법선 스님이 사실상 중창한 옥련암은 1374년(고려 공민왕 23) 쌍옥대사(雙玉大師)가 창건했다. 법선 스님은 대웅전인 '큰 빛의 집'과 주련을 모두 한글로 써 놓았으며, '큰 빛의 집'에는 비로자나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 및 1250 아라한 등이 모셔져 있다. 특히 옥련암 장군정(將軍井)에서 나오는 약수(藥水)는 그 맛이 빼어나 부산 울산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한편 후임 감원으로는 상우 스님이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