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승의 백척간두' 봉암사를 누가?

선원법 개정 시도 "주지 선출위원회 구성, 의무적 년1회 정기감사"

2020-08-10     이혜조 기자

"세상과 단절되면서 세상의 희망이 되는 곳이 있다." - 김경호 지식플랫폼 운판 대표

1년에 하루밖에 문을 열지 않는 곳, 문경 봉암사다. 조계종립 특별선원이다. 종단이 사찰 운영예산의 일부를 지원하는 곳이다. 수행승들의 보루라고도 한다.

성철, 자운 스님 등이 1947년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수행자의 본분사를 되찾자며 결사한 곳이다.

바깥 세상에선 한국불교의 희망으로 보지만, 조계종단 안쪽에서는 봉암사를 눈엣가시 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봉암사 주지 선출에 자신들이 개입하고, 년1회 정기감사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선언에만 그치지 않고 '선원법' 개정안을 내놨다. 그들이 내놓은 명분이  가관이다. "사찰 및 선원 운영의 역량을 갖춘 주지 후보자를 추천함으로 종립특별선원 운영 관리의 전문성을 제고하고자 함"이란다.

자기들의 눈에는 "전현직 봉암사 주지가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전문성이 없었다"고 보이는 모양이다.

선원법 개정 시도를 알아챈 수좌스님들의 대처도 입방아에 올랐다. 수좌들이 찾아간 이는 바로 강남 원장. 강남 원장이 이 법 개정을 지시했거나 막을 위치에 있다고 간파한 것이다. 

현직 총무원장을 제쳐두고, 조계종단은 이판 사판 가리지 않고 주요 종책은 강남 원장과 논의하는 해괴한 버릇이 유행이다.

봉암사 사태를 부른 것은 '조계종 적폐 청산'의 배후세력으로 일부 이판승들이 찍힌 탓이 크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덤비면 얻게 되는 비싼 수업료이기도 하다.  

불법방송 6회에서는 사판승의 표적이 된 종립선원 봉암사, 권승들의 입맛에 맞는 주지를 뽑아 감독하겠다는 선원법 개정의 이면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