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스님 "'나눔의 집' 문제 등 서로 탓하며 맞설 때 아냐"

불교 개신교 카톨릭 등 5대 종단 지도자들과 "문제 있다면 바로 잡아야 마땅하지만"

2020-05-21     조현성 기자
19일

 

"서로 탓하며 맞설 때가 아니다.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함께 살아갈 내일을 준비하자. 그 어떤 이유로도 생존자 할머니들과 우리 사회가 함께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역사바로세우기'가 좌절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

최근 문제가 불거진 '나눔의 집' 원장을 지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지도자들과 대국민 호소를 했다. 20일 '바다가 고요할 때 폭풍우를 대비하십시오' 부제의 역사바로세우기를 위한 종교인 호소문을 통해서다.

원행 스님 등 종교인들은 "정의연과 나눔의집 역사는 여성인권 운동이자 평화 운동이며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이다. 거친 바다를 꿋꿋하게 항해하는 배"라고 했다.

이어서 "모두의 염원을 담은 배가 항해를 무사히 마치고 반드시 목적지까지 닿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

종교인들은 "현재 정의연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회계 운영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존자 할머니의 안락한 보금자리로 시작한 나눔의집을 둘러싼 운영 문제 역시 사실관계가 조속히 확인돼야 한다. 이를 위한 후속 조치도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종교인들은 "우리는 그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그에 따라 공정하고 명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서 "뜻있는 시민들이 헌신적으로 연대했음에도 정의연의 설립 목적인 일본의 사과와 보상,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깊은 반성과 죄송한 마음이 겹겹이 쌓여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와 친일 세력, 역사수정주의자들을 책망했어야 마땅했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정의연과 나눔의집에 위임했다는 생각에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종교인들은 "더 이상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과 몇몇 단체와 활동가만이 인류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이 일, 이 크고 무거운 짐을 지고 아파하지 않도록 우리 종교인은 물론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호소문에 이름을 올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 의혹의 핵심 관련자이다. 스님은 은사인 나눔의집 대표이사 월주 스님을 모시고 나눔의 집 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까지 '나눔의 집' 이사였다. 동국대 이사장 성우 스님(금산사 주지)은 나눔의 집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같은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눔의 집 특별 점검 결과 후원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하고 법률을 준수하지 않은 다수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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