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스님, 진주농림·건국대 다닌 적 없다"

서울지법 21일 선거무효소…해당학교 사실조회 결과 밝혀

2008-03-21     이혜조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진주농림중학교와 건국대를 다니지 않고 마산대(경남대의 전신)로 바로 편입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 김수찬판사의 심리로 시작된 중원 스님이 제기한 총무원장선거무효확인소송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수찬 재판장은 "원고측 변호인이 요청한 학력사실조회 결과, 진주농림중학교와 건국대를 입학하거나 다닌 사실이 없다는 통보가 해당학교로부터 왔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9월 MBC 보도로 지관 스님의 학력문제가 불거진 직후 총무원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학적부에 그렇게 기재돼 있었다"며 "불교계에서의 이력 등을 인정 받아 마산대(경남대의 전신)에 특례 편입했다"고 실토했었다.

당시 MBC보도에 따르면 지관스님은 경남대(당시 마산대) 3학년에 편입할 당시 진주농림중학교(당시 6년제. 현재 진주산업대)를 졸업하고 건국대 국문학과 2년을 수료한 것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MBC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진주농림중학교와 건국대를 다닌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동국대 학적부에는 스님이 해인고등학교(현재의 진주동명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기재하는 등 오락가락 했으며, 진주동명고  등에 확인한 결과 이마저도 사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났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그러나 진주농림중학교(진주산업대의 전신.6년제)와 건국대학교는 당시 "본인의 동의가 없는 상태이므로 입학여부를 언론에 밝히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재판장는 21일 학력 부분은 사실조회결과 원고측 주장이 모두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경남대는 "(지관 스님은)해인대학교(마산대의 전신) 3학년에 편입했다"는 답변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피고측 변호인이 사실조회 결과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장은 "피고측에서 허위학력 부분은 이미 인정한 사실이므로 굳이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현재 다투고 있는 내용은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사실이 종헌에 위배하는 지 여부, 동국대 총장시절 성적이나 답안지를 교체해 부정입학시킨 것이 파렴치범인지 여부, 학력을 위조해 선거관리위원회법을 위배했는지 여부, 가산과 동국역경원의 종헌위배 여부 등이다"고 설명했다.

김수찬 재판장은 지관 스님의 임기를 원고측 변호인에게 묻고, 당시 기호2번 후보였던 정련 스님이 현재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지를 피고측 변호인에게 물었다.

피고측은 "현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원고측은 "당시 이의제기를 했으나 합의했으며 지관 스님의 임기는 2009년 10월 말일까지다"라고 답변했다.

피고측 변호인은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부분은 1993년 이모 판사 임용시 깃발사건에 연류돼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임용했다"며 "이 때 집행유예와 관련한 논의가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총무원장은 현재 원로의원인데, 사소한 (나쁜)전력만 있어도 원로의원에 오를 수 없는만큼 파렴치범 여부에 대해서는 조계종 차원에서는 내부적으로 정리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현재 총무원장의 자격 문제에 대해 조계종의 입장이 어떠한지 다음 기일 전에 정리해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기일은 4월 11일 오전11시다.

한편 지관 스님의 학력에 대한 기사가 나간 직후 총무원 기획실 관계자는 "총무원장 스님은 절대로 허위학력이 아니다. 당시 해인사의 어른스님들이 강주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마산대에 편입학을 요청했고, 마산대는 특별사정으로 편입학을 받아줬다. 스님 스스로 학적부를 기재한 것도 아니고 진주농림이나 건국대를 나왔다고 주장한 적이 없는데 '허위학력'이라고 보도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한시간 내로 기사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관 스님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국가기관으로부터 공인받지 않은 불교강원 수학경력을 대학이 인정한 셈이여서 논란이 일 수 있다. 특별사정을 통해 편입생을 받았다는 경남대나 지관 스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위해서는 마산대(경남대) 학적부에 '진주농림고 6년 졸업', '건국대 국문학과 2년 수료' 등의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야 한다. 더구나 동국대 학적부에는 '해인고 졸업'이라고 기재된 것에 대한 해명도 "나는 모르는 일이다"고 해명한 부분도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마산대학적부에 1학년부터 4학년까지를 모두 다닌 것처럼 도장을 찍었다가 1학년과 2학년부분은 두 줄로 그은 부분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