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 보여주는 초의스님 편지들

박동춘 지음 ‘초의스님 전상서’

2019-11-15     박선영 기자

초의차의 완성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인물들과 초의스님이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해설한 책이다. 편지에는 초의스님과 교유한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를 비롯하여 대흥사와 관련이 있는 승려들을 비롯하여, 해남, 전주, 남평 등지의 아전 및 지방관속의 소소한 일상사가 드러난다.

책에는 초의에게 온 95통 중 초의의 폭넓은 교류사뿐 아니라 조선후기의 시대상을 더욱 면밀하게 볼 수 있는 편지들에 집중했다. 불갑사 도영, 안국암 우활, 도선암 성활 등 승려가 보낸 편지에는 1840년경 초의와 표충사 원장직과 관련한 분쟁의 여진을 담고 있어 승직과 관련하여 대흥사 초의와 불갑사 도영, 안국암 우활, 도선암 성활이 대립적인 입장이었음도 드러난다. 특히 이 자료는 조선후기 승직과 관련하여, 승과가 실제 복원되지는 않았지만 묵시적으로 승직이 수행되었다는 방증이다.

이런 면에서 그들이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나 시문은 초의 연구에 필수적인 기초 자료일 뿐 아니라 그와 교유했던 편지와 시문 또한 풍속, 사회, 정치, 종교, 문학, 차문화는 물론 인물사를 조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책을 펴낸 박동춘 씨는 응송 박영희 스님에게 <다도전게茶道傳偈〉를 받음으로써 조선 후기 초의선사에 의해 정립된 우리 전통 차의 적통인 ‘초의차’의 이론과 제다법을 이어받았다. 한편 사단법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초의선사뿐 아니라 한국 차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일을 병행하면서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초의차’를 계승하는 ‘동춘차’를 만들며 한국 다도의 맥을 보존·전수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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