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로스쿨 유치 의지 있긴있나

1차회의에 11명중 스님 6명 불참, 결국 간담회로 전환

2008-02-15     이혜조



▲ 15일 동국대에서 열린 '로스쿨대책위' 1차 회의에 스님들이 3명밖에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텅비어 있다. ⓒ2008 불교닷컴.

동국대로스쿨대책위원회는 15일 오후3시 동국대 교무회의실에서 1차회의를 열었으나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 스님6명이 불참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불자와 동국대의 인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이자 중앙일간지와 불교계 기자 15명이 참석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가칭)대한불교조계종 종립 동국대학교 로스쿨 대책위원회는 상운(종회의원) 향적(종회의원) 원학(총무부장) 현응(해인사 주지) 법타(은해사 주지) 정우(통도사 주지) 정호(용주사 주지) 원행(금산사 주지) 정안(동국대 법인사무처장)스님과 최순열 동국대 학사부총장, 손안식 중앙신도회 상임부회장 등 11명이다. 이 가운데 이날 참석자는 원학, 법타, 정안 스님과 최순열, 손안식 부회장 등 모두 5명이다.

불참자들은 개인적인 사유나 건강상의 이유, 행사참석 등을 내세웠다. 비대위는 스님들을 기다리다 10여분 늦게 시작했으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보다는 자유로운 의견교환(브레인스토밍)에 그쳤다.

이날 비대위에 동국대 로스쿨 유치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오영교 동국대 총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동국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날 교환된 의견들은 주로 종단과 대학의 불협화음에 관한 내용이었다.

손안식 부회장은 "동국대와 종단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으며, 로스쿨 신청 및 계획단계에서 총무원장이나 간부 스님들에게 (로스쿨 관련) 설명을 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임명된지 4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동국대 관계자로부터 학교의 현안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로스쿨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직후부터 원장 스님을 설득하는 등의 과정에서 총무원 여기저기서 당신이 동국대 편을 너무 든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스님은 "이번 로스쿨 재진입을 계기로 종단-학교의 화합이 이뤄져야한다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관계자들은 주로 향후 대책에 대해 제안했다. 오영교 총장은 "정원을 3,200명으로 늘려야하고 준칙주의로 가되 인가기준에 맞는 대학은 인가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며 "법학교육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새정부에서 기본 방향을 제시해달라는 등의 어제 사립대총장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최순열 부총장은 "단순히 동국대 탈락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발전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차원에서 로스쿨 문제에 접근해야 하며, 사회적 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의 종교정책을 꼬집고, 나아가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해는 차원에서 주류사회에서 불교의 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렬한 판단과 인재불사를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져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부총장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정치적-법적 대응 ▲ 대중적 실천방안으로서 사회적 인식 환기와 정책입안자들에 대한 심리적 압박 ▲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한국 사회변화와 불교계 인재불사 내지는 불자 법조인 양성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주문했다. 홍보집 발간과 지역 및 전국 차원의 법회, 교육기금 모금, 장기적인 장학사업단 구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비대위의 명칭과 참여 범위에 대해서도 범불교적으로 확대해서 실무진과 상층부의 이중구조로 가자는 안건도 법타스님과 총동창회 사무총장, 손안식 부회장 등이 제안했다.

다음 회의는 26일 오전11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