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원의 작태

[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50

2019-01-12     김규순

예천군은 선비의 고장이다. 그런 선비의 고장에서 선출된 군의원들이 이상한 일을 저질렀다. 해외연수과정에서 가이드를 폭행하고 선비답지 못한 행동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군의원이 그 과정에서 생긴 일에 대해 거짓말까지 하였다. 정말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하였다. 이에 군민들은 격분하여 군의원 전원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예천(醴泉)은 봉황이 마시는 달고 시원한 상상의 샘물을 말한다. 상상의 신비로운 새이면서 아무거나 먹지 않고 마시지 않는 정갈하고 지조있는 새이다. 봉황이 마시는 물이 난다는 곳이 예천군이다. 예로부터 대쪽 같은 선비를 많이 배출한 고장이기도 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예천의) 풍속은 평이한 것을 숭상하고 여염에 야박한 풍습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의미이다. 권오복은 ‘예천을 인재(人材)와 물산(物産)의 부고(府庫)’라 하였다. 예천읍의 진산은 읍내에 있는 덕봉산(德逢山)이지만, 예천군 전체를 보아서는 우리나라 영산(靈山) 중 하나인 소백산에서 이어진 용문산(‘매봉’이라고도 함)이 실질적인 진산이다. 예천의 중앙을 흐르는 내성천은 소백산에서 발원하여 맑기가 그지없다. 이렇듯 예천은 소백산의 정기를 이어받아 예로부터 청정무구의 고장이었고 의로운 사람들이 사는 고장이었다. 공자도 의롭고 배려 깊은 사람이 사는 마을을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다.

국제적 망신이라 할 만큼 저질행위를 보여준 군 의원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였을까? 이러한 행동은 오염된 정신에서 일어난다. 정신의 오염은 방종과 탐욕에서 비롯된다. 봉사의 자리를 군림의 자리로 착각한 것에서 정신이 오염된 것이다.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사람,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권력과 재물을 탐하는 사람, 봉사 정신이 없는 사람은 정신이 오염된 사람으로 군의원에 적합하지 못하다. 청정한 기운이 가득한 고장에서 악하거나 나쁜 사람은 드물다. 혹 있더라도 청정 군민들이 엄격한 잣대로 심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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