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식 총장님 사과드립니다"

[연재] 안드레의 조명탑 일기 16. 고공농성 30일, 마음이 복잡합니다.

2018-12-12     안드레

고공농성 30일, 마음이 복잡합니다.

날도 춥고 몸이 안 좋아 소식이 늦었습니다.

오늘은 조명탑에 올라온 지 30일이 되는 날입니다. 10일차, 20일차 보다 30일차라는 숫자가 참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무런 변화 없이 3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동국대 민주화라는 길은 너무나도 험난합니다. 사욕과 아집이 가득 한 동국대의 현실을 다시금 실감합니다.

한태식 총장님

지난 4년 동안 총장님과 많이 싸워왔습니다. 다툼과 갈등 속에서 저의 미숙한 행동이 있었다면 모두 사과드립니다.

前총무원장의 개입만 없었어도 동국대 사태는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시작부터 잘못 꿰어진 지난 총장선거 이후, 총장님께서 임기를 보내시는 동안, 학생들의 인생은 많이 망가졌습니다. 총장님이 징계한 김건중 학생은 기한 없는 정학 속에 2년이 넘는 시간을 혼자 버티고 있습니다. 학생사회는 분열되고, 많은 학생들이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총장님은 현재 총장이 되기 전까지 3번이나 총장에 도전하셨다 들었습니다. 그만큼 동국대를 사랑하셨고, 학교 발전을 고민하셨던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셔야 합니다. 임기 동안 동국대에 남은 것이 무엇 입니까. 교육의 일환이라고 학생들을 교비로 고소한 횡령사건은 대법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매년 마다 본관 앞에 농성이 있었습니다. 학교본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입니다.

그러므로 연임은 안 됩니다. 동국대를 위한 총장이라는 자리는 사유화 될 수 없습니다. 정말 동국대를 사랑하신다면, 정말 동국대를 생각하신다면, 자존심과 욕심으로 내려 놓아야 합니다. 총장님이 대표하시는 학내 구성원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총장님! 저와 함께 내려갑시다.

법인과 4자협의체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9대 동국대 총장선거는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총장직선제로 실시되어야 합니다. 동국대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종단 개입은 학교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종단은 개입이 아니라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총장선거는 오롯이 학내 구성원들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난 선거의 과오를 되짚어보고, 올바른 선택을 해주십시오. 동국대 민주화는 제도의 개선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모두 동국대를 생각하신다면, 민주적 총장직선제를 즉시 실시해야 합니다.

12월 14일 금요일 18시 30분에 동국대 팔정도에서 30일 맞이 문화제를 진행합니다.(문화제 당일 32일차) 30일이라는 시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계속 쌓아온 답답함과 분노를 총장님과 법인에게 전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p.s 여전히 많은 오해들이 있어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고공농성은 고공에서 하는 농성입니다. 30일동안 저는 단 한번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저는 고공농성을 스펙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 민주화를 위해서 하고 있습니다. 고공농성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공농성을 스펙으로 제가 취직할 수 있는 곳은 아무 곳도 없습니다. 다같이 대학 민주화만을 위해 함ㅌ께 나아갔으면 합니다.
어제 오늘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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