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5년이면 주지 자격 주자" 주장 나와

출가자 없다고 승려 양성 기간도 줄이려는 조계종

2018-07-13     조현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출가자 부족 해결을 위해 승려 교육 기간을 줄이고 주지 임명 등 승려 자격을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의원인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은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교육원이 개최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조계종 승가교육 개선방안' 주제 교육종책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행사는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이 13일자로 보도했다.

현행 10년, 5년으로 대폭 낮추자

원명 스님은 "출가 후 5년이면 3급 승가고시 응시자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가자의 직장 생활에 빗대면 5년 근무 후 지점장 승진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현재 조계종 3급 승가고시는 승납(출가 후) 10년 이상의 스님에게 응시자격을 준다. 3급 승가고시를 통과하면 말사 주지 소임을 맡을 수 있고 상좌(제자)를 받을 수 있다. 3급 승가고시 통과는 해당 승려가 명실상부한 '인천의 스승'으로서 독자적인 수행과 포교를 할 수 있다는 종단 인증인 셈이다.

이 추세면 2025년 출가자 고갈

행사에서 교육원 교육부장 진광 스님은 발제를 통해 "2025년 이후 출가자가 고갈될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은 조계종이 지난 1991년 행자교육원을 개원한 후 1999년 가장 많은 출가자를 배출했고, 지난해에는 1999년 대비 30%이하로 출가자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불교 매력적한 게 주요 원인

진광 스님은 출가자 감소를 ▷출생자 감소 ▷고령화 ▷1인자녀 ▷종교대체물 양산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한 결과로 진단했다.

이어서 "불교가 현시대에 매력적인 종교로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개인주의 문화, 도제식 교육 부적응

교육원 통계에 따르면, 출가를 결심하고 처음 절을 찾아 '행자'로 등록하는 기간까지 30%가 집으로 돌아가고, 행자등록 후 수계교육 입교까지 25%가 그만 둔다.

스님은 "개인주의 문화에 압도된 세대들이 중세의 도제식 교육과 근대 공교육이 혼합된 시스템을 못견딘 결과"라고 했다.

16개 승가대학 6개로 통폐합 등 고민

<불교신문>에 따르면, 교육원은 출가자 감소로 위기를 맞은 승가교육 해법으로 ▷14개 사찰승가대학을 6개 통폐합 ▷승려기본교육기관에서 동국대 불교학부 제외 ▷중앙승가대를 기본교육기관으로 일원화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통합 ▷기본선원의 전문교육기관 전환 등 여러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편, 조계종은 출가자 감소 뿐 아니라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불자 300만 감소에 이어 설정 총무원장 등 고위직 추문과 의혹이 줄잇고 있다. 최근에는 설정 총무원장의 "조계종과 태고종을 통합하자"는 발언까지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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