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원장에게 대진교행 표 드려라”

설조 스님 조계종-태고종 통합 시도 일갈…“나는 내일을 예약하지 않았다”

2018-07-06     서현욱 기자

단식 17일째(7월 6일)인 설조 스님이 5일 저녁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한 사부대중 촛불법회 참석 대중 앞에서 설정 총무원장이 조계종과 태고종 통합을 거론한 것에 분노했다. 설조 스님은 총무원 집행부에 “설정 원장에게 대진교(대순진리회) 행 표를 드리라”고 일갈했다.

이날 설조 스님은 촛불법회 참석대중에게 “죄송하다. 제가 여러 불자님들 앞에서 감히 앉아서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이야기했다.

스님은 “일전에 여러 신도님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제게 보여주는 데, 그 내용은 <한국불교>라는 태고종 주간지가 쓴 조계종과 태고종의 통합이라는 기사였다”며 “그 신문 기사를 본 불자들은 마누라가 있는 사람이 자기가 혼자 가면 되지 왜 맞지도 않는 조계종과 태고종을 통합하려 하느냐고 하더라. 그 말에 저도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일전에 듣기로 태고종도 아무나 사람을 받는 곳이 아니더라. 중범죄자나 일부다처한 사람은 받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났다”며 “그래서 ‘설정 총무원장은 태고종 행도 여의치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설정 스님이 갈 곳이 있더라”며 “바로 대진교”라고 했다.

스님은 “설정 원장의 부친 전0석 씨는 대진교 교도로 교명이 '승천'으로 우리 교단에 비교하면 부종정(교감) 급이었다가 가셨다. 또 형인 전0수 씨는 대진교 신도회장이었다. 그뿐 아니라 설정 원장은 거부인 자기 형이자 대진교 신도회장이었던 전0수의 아들 되는 00씨에게 매월 상당한 액수의 교비인지 생활비인지 모르지만 돈을 장기간 보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혈연으로 보면 부친은 대진교 부종정 급에 상당했고, 형 0수 씨는 대진교 신도회장이었고, 거부인 0수 씨의 아들인 00 씨에게는 매월 상당한 액수의 돈을 상납했으므로 태고종행을 돌려서 대진교 행을 하면 대진교는 환영할 것 아니냐”고 했다.

설조 스님은 “그래서 저 위(총무원)에 있는 설정 스님을 모시는 분들은 ‘자기네 수장이 태고종으로 가면 헛걸음 할 공산이 크니 어서 대진교행 표를 꺼내라’고 권하길 바란다”며 설정 총무원장의 태고종 통합 시도를 크게 꾸짖었다.

설정 총무원장은 지난달 29일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을 찾아가 편백운 총무원장과 조계종-태고종 통합을 위한 밀담을 나눴다. 이 같은 소식은 태고종이 같은 날 '속보 특종' 이라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면서 일파만파 퍼졌다.

태고종은 '조계종-태고종, 미래를 위해 통합합시다' 제목의 문건에서 태고종은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29일 태고종 총무원을 전격 방문했고, 편백운 총무원장과 밀담을 나눴다고 했다. 태고종 시도교구 종무원장회의에서는 '조계-태고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는 소식도 담았다. 설조 스님은 은처자 문제로 파문을 일으킨 비(非)비구인 설정 총무원장이 본색을 드러냈다며 조계종을 떠나라고 일갈한 것이다.

설조 스님은 촛불법회 참석대중에게 교단이 유린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스님은 “여러분 흥분하지 말라. 아무리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어 저자들이 퇴진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일은 바른 믿음을 가지고 바른 수행을 하려는 스님이나 신도들이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스님들과 신도들이 분발해서 다시는 이 교단이 무뢰배들에게 유린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들이 분발하지 않으면 수행과 믿음의 제 자리를 지킬 수 없고 그 자리를 요사한 무뢰배들이 점령할 것”이라며 “부디 여러분의 분노와 열망이 계속 타올라서 다시는 대한민국 내에서는 무뢰배들이 믿음의 터전이고, 수행의 터전이고, 여러분 자손의 마음의 고향이 될 교단이 유린되는 일 없도록 수행하고 잘 지키시기를 바라는 게 목숨을 다해 단식하는 이 사람의 비원”이라고 했다.

설조 스님은 “제 비원이 성취되도록 여러분이 꼭 다짐해 달라”면서 “제가 내일 예약하지 않고 하는 단식이어서 마음이 편안하고 늘 힘에 넘친다. 다음에 쓸 힘을 단식 기간에 다 쓸 것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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