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회의 소집해 현안 문제 다루겠다”

대원·종하·정련·법타·지성 스님 등 원로의원 5명 설조 스님 위문

2018-07-05     서현욱 기자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5명이 설조 스님을 찾아와 위문하고 원로회의 소집을 약속했다. 주류언론이 설조 스님 단식을 보도하기 시작한 데 이어 조계종단의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 의원들이 방문하면서 비위로 얼룩진 설정 총무원장과 그 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단식 16일째인 5일 오후 2시 30분께 조계종 원로의원 스님들이 찾아왔다. 현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 스님과 전 원로회의 부의장 종하 스님, 정련·법타·지성 스님은 설조 스님을 찾아 2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는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은 설조 스님 단식 천막 앞에 서서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

원로스님들은 “설조 스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종단 현안 문제를 다룰 원로회의를 소집하겠다”고 했다. 또 설조 스님에게 “고령임을 감안해 단식을 그쳐 달라”고 했다.

설조 스님은 원로의원 방문 직후 “원로의원 스님들은 제 건강을 염려했고, 원로회의를 공식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설조 스님은 또 “나이를 고려해 단식을 오래 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해 줬다”며 “저는 원로의원 스님들에게 뒷일을 부탁드렸다”고 했다.

스님은 “단식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제 목숨이 종단이 변화하는 데 불쏘시개가 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으니 원로의원 스님들께서 종단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뒷일을 감당해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종단을 걱정하는 원로의원 스님들이 고맙고 귀한 걸음걸이를 하셨다”며 “원로의원 스님들도 총무원 측의 갖은 모진 말을 들으셨을 텐데 그래도 제게 오셔서 큰 힘이 된다. 많은 불자들에게도 희망의 걸음을 하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님은 “저 사람들(설정 총무원장 등)은 그냥 물러갈 사람들이 아니다. 저들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각성이 기폭제가 되어야 하는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는 대중이 일어나는 데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며 “5분의 원로스님들이 용기 내어 찾아 와 준 것은 종단 변화의 시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5명의 원로의원이 설조 스님을 방문하자 조계종 총무원은 호법부 상임감찰들과 종무원까지 나와 단식정진단에 몰려와 설조 스님 단식천막을 막아서 시민연대 측과 마찰이 일었다. 일부 상임감찰은 기자들의 취재를 막고 사진촬영을 막기도 했다.

호법부 상임감찰들은 5명의 원로의원이 설조 스님 방문을 마치고 나오자 에워싸 총무원 쪽으로 이동해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조계종을 걱정하는 모임 허정 스님이 원로의원 스님들에게 다가가 "원로의원 스님들 부탁드립니다"라고 하자 상임감찰이 "저리가"라며 저지하면서 마찰이 일기도 했다. 

원로의원 종하 스님은 총무원 앞에서 “설조 스님이 나이도 많으신데 단식을 그만 하셔야 하지 않겠냐. 몸을 보전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차량에 올라타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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