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행복

[연재] 강병균의 환망공상 172.

2018-06-18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자칭 큰스님들 중에 이상한 자들이 있다. 이자들은 자기들처럼 하면 행복해질 거라며 '전생을 보았다, 유체이탈을 했다, 다음날 일어날 일을 미리 보았다'는 등 신비로운 수행담을 얘기한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학력을 위조하는 등 파렴치한 짓을 한다. 자기들처럼 수행하는 것으로는 행복이 오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대를 나왔다고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그것도 수십 년 동안이나.

자기들처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천사를 만났다고 간증하지만, 공금횡령 여신도농락 소년소녀강간 등 파렴치한 짓을 한다. 자기들처럼 믿어도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지옥에나 안 가면 다행이다. 세속 감옥행으로 끝나면 천만다행으로 여길 일이다.

사자 호랑이 여우 늑대 하이에나 아나콘다 악어가 친하게 지내자고 가까이 다가오며 아무리 자기들 선의를 믿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해도, 양들은 거기 넘어가면 안 된다. 빨리 도망가야 한다. 굶주린 맹수에게는 다른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다 얻고도 자기를 잃으면 소용이 없듯이 '이 세상에 행복한 양이 아무리 많아도 자기가 굶어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충실히 지키는 게 맹수들이다.

유명 성직자들은 대부분 거대한 사원과 구름 같은 신도들이 없으면 절대로 행복하지 않을 자들이다. 거대한 숲과 평원에 자기들에게 고기를 바칠 양 누 물소 얼룩말 멧돼지 등 수많은 초식동물이 없으면 무슨 수로 맹수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우주 최고 권력자와 그 총신들과 핫라인을 개설하고 마음대로 통화할 수 있기에 무슨 짓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구원을 받았기에 아무 짓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옳다. 할짓 못할짓을 가려할 줄 알아야 구원을 얻는다. 그리고 그게 바로 구원의 증거이다.

깨달음도 마찬가지이다. 깨달아서 자기 마음대로 해도 좋은 게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 게 바로 깨달음의 증거이다. 사실은 아예 그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게 진정한 깨달음이다. 더없이 높은 깨달음인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자, 궁극적인 깨달음인 구경각(究竟覺)이다. 의로운 방법으로 의로운 결과를 내는 것이 깨달음이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것이 깨달음이자 부처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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