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현응 스님 '횡령 배임' 혐의 고발 당해

박훈 변호사 "조계종 더는 두고 못본다", 성폭력 피해자 무료 변론도

2018-05-23     조현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됐다.

고발인은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신학림 공동대표(전 언론노조위원장)와 조재현 전 집행위원장(참여불교재가연대 조직위원장) 등 2인이다.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 무료변론 자처

고발인들의 법률대리는 박훈 변호사가 맡았다. 불자인 박 변호사는 오랫동안 조계종단을 바라보다가 'PD수첩' 시청 후 무료 법률대리인을 자청했다.

이날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설정 현응 원장 고발장 접수 후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았다. 박 변호사는 현응 원장의 성폭행 의혹 관련, #미투 피해자를 무료 변호키로 하고 종로서에 변호사 수임계를 제출했다.

박 변호사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주인공 ▷가수 김광석(1964~1996) 씨와 딸 김서연 씨 사망 관련 아내 서해순 씨를 변호했다. 그는 미투 운동 관련 ▷배우 곽도원 씨 ▷정치인 정봉주 전 의원 등과 SNS를 통해 설전과 내기를 마다하지 않는 노동과 인권 운동의 한 길을 걸어 온 전문변호사이다.

설정 원장, 거액 송금 이유 밝혀 달라

설정 총무원장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고발된 이유는 딸로 의심받고 있는 전O경에게 거액을 송금한 사실과, 설정 원장의 둘째형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수덕사가 매입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유에서다.

고발인들은 "설정 총무원장이 지난 2009년 3월부터 전O경에게 보낸 금액은 1억9,400여만 원에 이른다. 설정 원장이 전O경에게 보낸 돈의 조성 경위를 수사해 공금 횡령 여부를 가리고, 설정 원장이 전O경에게 송금한 이유도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응 원장, 유흥업소 사용 맞다면 횡령, 배임

현응 교육원장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피고발은 해인사 주지 시절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 때문이다.

'PD수첩'에 따르면, 현응 스님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 해인사 주지로 있으면서 해인사 법인카드를 유흥업소와 숙박업소에서 모두 161회에 걸쳐 8,200만원을 사용한 의심을 받고 있다.

당시 방송에서 술집 운영자가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시고 성매매를 하면서 카드로 쓴 것은 20% 내외"라고 밝힌 것을 보면, 드러난 법인카드 사용내역보다 훨씬 많은 돈을 사적 용도로 쓴 흔적이 역력하다는게 고발인들 설명이다.

설정 현응 되레 억울하다며 매도 언동까지

고발인들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의 행위는 형법 제355조 제1항 및 제2항에 해당하지만 자신들은 억울하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MBC PD수첩이나, 불교 자정을 바라는 사람들을 매도하는 언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신속하게 수사 해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고 했다.
 

지난 1일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은 제1153회 ‘큰스님께 묻습니다’ 편을 방송했다.

PD수첩은 한국불교 장자종단을 자임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 관련 의혹을 공개했다.

PD수첩은 조계종 일인자인 설정 총무원장의 ①서울대 졸업 거짓말 ②숨겨둔 처와 자식 의혹 ③수백억 사유재산 은닉 의혹을 보도했다.

조계종 전체 1만3,000여명의 승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현응 교육원장 관련해서는 두 건의 성추행 #미투를 알렸다. PD수첩은 현응 교육원장이 해인사 주지시절 결재된 법인카드의 유흥주점 사용 내역도 공개했다.

PD수첩 방송 직후, 설정, 현응 스님은 인터넷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1위와 2위를 서로 다툴 정도로 국민의 충격은 컸다. 인터넷 게시판과 관련 뉴스 댓글에는 한국불교, 조계종과 승려들을 향한 국민의 실망감과 분노가 가득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