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전부인 공양을 거부한 스님들

[기고] 누가 굶어야 하나 …스님들 더 이상 침묵 말아야

2017-09-05     보송 배종대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제 11장 가장 수승한 공양의 공덕에 이르길

佛言(불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飯一億阿那含 不如飯一阿羅漢
(반일억아나함 불여반일아라한)

일억 명의 아나함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 명의 아라한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2017년 여름의 끝자락 공양 받을 만한 분들이 지금 조계사 옆 마당 단식장에 계십니다.

공양은 불교에서 중요합니다. 발우에 담긴 밥 한덩이. 공양의 의미는 보시하는 재가자에게는 복을 증진하고 수행자에게는 깨달음을 향해가는 최소한의 생명줄인 것입니다.

공양은 걸사(乞士)로 대표되는 수행자에게 시작과 끝이며 삶의 전부입니다.

삼보통청 진언권공(眞言勸共)은 진언으로 삼보의 가지력을 한그릇 공양에 담아 불보살이나 법계의 모든 중생에게 공양을 증진시켜 올린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보잘것 없는 한 그릇의 공양이라도 모든이에게 주는 자비와 평등의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향수나열 (香羞羅列)
재자건성 (齋者 虔誠)
욕구공양지주원(欲求供養之周圓)
수장가지지변화(須仗加持之變化)
앙유삼보 (仰惟 三寶)
특사가지 (特賜加持)

나무시방불 나무시방법 나무시방승.
이 향기로운 공양물은 재를 지내는 사람의 정성으로 차려 놓았습니다. 원컨데 이 재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삼보님께서는 공양을 변화 시키는 특별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나무시방불 나무시방법 나무시방승.

불교 최대의 명절에 하나인 백중의 천도재도 망자에게 그리고 고통받는 지옥중생에게 공양을 먹이고 깨달음과 해탈을 얻게 하기 위한 의례입니다.

이처럼 불교에서 공양은 불보살과 수행자 그리고 지옥의 중생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지혜와 자비의 상징입니다.

공양의 평등함과 중요함을 알리는 곳이 조계사 옆마당 단식장 입니다.

명진 스님과 효림 스님은 종단의 노장이십니다. 그런 공양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분들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생명을 걸고 조계종의 개혁을 위하여 단식을 하셨습니다.

공양을 받아야 마땅한 분들이 스스로 공양을 거부하고 대의를 위해 공양을 끊으셨습니다. 이 얼마나 거룩하신 일입니까! 승가의 부끄러움을 씻고 시주의 지중함을 아시는 분들이기에 스스로 공양받기를 중단하셨습니다

반면 부처님 재세 시 재가자들에게 공양을 거부 당한 코삼비의 비구와 같은(아니 코삼비 비구들은 적어도 계율은 지켰지만) 오히려 코삼비 비구들 보다 못한, 수행자라고도 할 수 없는 이들이 재가자들에게 공양을 강요하고, 존경을 요구하는  전도된 현실. 그들의 얼굴과 가사에는 거짓과 탐욕 그리고 무치(無恥)의 기름이 흐르고 있습니다.

명진 스님과 효림 스님의 그 높은 뜻을 우리 후학들과 재가자들이 이어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더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승가의 미래는 승가가 스스로 바꾸어야 하고 재가는 청정승가가 이루어지도록 외호하여야 합니다. 더이상 대다수의 비구 비구니 특히 젊은 스님들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아마 앞으로 최소 10년 뒤면 정상적인 승가집단을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 사바세계는 혼자 수행 잘한다고, 깨닫는다고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연기로 이어져 있기에 계속 외면한다면 나중에는 아마 깨닫지도 못하고 사회와 어울리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낙오자가 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미래가 두렵다면, 불확실한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변해야 합니다. 그것이 운화(運化)이고 일체개공(一切皆空)입니다.

저는 불자의 한사람으로  스님들이 세상의 사표가 되어 중생의 아픔을 두루 어루만지는 청정승가의 일원이  되길 진정으로 발원하며 백중절 이 글을 올립니다.  단식을 회향하신 명진스님과 효림스님의 조속한 건강회복을 기원하며 단식을 이어 받으신 대안스님과 용상스님, 연천스님께도 경의와 감사를 평범한 불자의 한사람으로 전합니다. 특히 대안스님은 용주사사태와 더불어 가시밭길을 걸어왔던 분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조속하고 원만한 사태해결이 이루어져 명예회복을 더불어 발원합니다 .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2017년 희망을 기대하는 백중을 보내면서

/ 보송 배종대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