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물고기 먹는 법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35.

2017-01-19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지혜가 없는 맹신으로는 세상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 불경에 담긴 내용 중 미신적이고 비과학적인 것들은
  부처님이 아니라 그 제자들이 환망공상으로 지어낸 이야기들이다

- 모세오경(구약 성경)에 나오는 내용 중
  과학에 위배되는 이야기는 다 상징이다 <유대교>


왜가리가 오리 새끼를 잡아먹을 때 머리부터 삼킨다. 그렇게 해야, 벌려진 좌우 다리와 좌우 날개가 입과 목에 걸리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아먹을 때도 (물고기를 공중에 던져 띄운 다음, 부리로 물고기를 돌려 물고기 머리 쪽이 아래로 향하게 해서) 머리부터 삼킨다. 비늘이 목에 걸리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꼬리부터 먹으면, 삼키는 방향과 거꾸로 배열된, 비늘이 목에 걸릴 수 있다.

포유류 새끼가 출산 시에 머리부터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다리부터 나오다가는 한 쪽 다리나 한 쪽 팔이 좁은 산도에 걸려 못 나오는 수가 있다. 그러면 종종 산모나 새끼가 죽는다. 이런 죽음은, 임신과 출산의 목적에 크게 반하는 일이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참나(불생불멸 상주불변의 탐진치 삼독심을 벗어난 참된 나: true atman)가 하는 게 아니다. 참나라면 항상 옳은 길을 택해야 하는데, 가끔 그른 길을 선택해 어미를 죽게 하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도 이치가 있다. (위에서 오리 새끼가 왜가리 입에 들어가는 법이나 포유동물 새끼가 어미 배에서 나오는 포유동물 새끼의 예에서 보듯이, '죽으러 들어가는 이치'나 '살라고 나오는 이치'나 같다.) '이치'를 어기면 생존이 어렵다. 왜가리 등 포식자가 생존을 하는 것은 전생에 선업을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생존의 이치에 맞게 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힘이 더 센 다른 포식자는 공격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존은 생존의 이치에 달려있지 (도덕적인) 참나에 달려있지 않다. 생물의 생존은 개인적인 자연선택에 의해서 일어난다. 고도의 지능이 없는 생물은 이 사실을, 즉 왜 자기가 살아남는지를 모른다. 인간도 북경원인 크로마뇽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 등 원시시대에는 그랬지만 의식이 깨이고 지능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존재근원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식과 지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온갖 허황된 이론을 만들었다. 그게 기독교 천지창조, 힌두교 브라만 신의 우주 창조, 불교 기세간경의 천인하강에 의한 인간기원설 등의 종교설화이다. (이들은 모두 종불변론이다.)

하지만 이제 과학이 놀랍게 발달해서 (종변천론 種變遷論인) 진화론 등 바른 이론을 발견했다. 그래서 한 종의 생주이멸(生住異滅)을, 즉 발생하고 번성하고 변화하고 멸종하는 원인과 메커니즘을, 전체적 차원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 차원의 지혜와 자비를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게 되었다. 이게 불교에서는 소승불교에서 대승불교로의 발전으로 나타났다.

사람이 지혜와 자비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지혜와 자비가 전 생명계를 '더 융성하게 하고' '더 평화롭게 하고' '더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평화로운 토끼 노루 사슴 비둘기 들은 지혜가 없어 모르지만, 지혜롭고 평화로운 사람들은 안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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