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권불발·더민주 총선필패” 왜?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 법회 후 시청 진입 몸싸움
“사찰땅 강탈한 군사정권, 박근혜 대통령이 청산하라”

2016-03-23     서현욱 기자

“한전부지 개발허가하면 박원순은 대권불발, 더민주는 총선필패” “사찰땅 강탈한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청산하라” “천년사찰 땅을 빼앗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마지막 청산을 요구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시에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전부지 환수위원회(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 이하 환수위)는 23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가졌다. 법회 후에는 총무원집행부와 한전부지환수위, 일반직 종무원들이 앞장서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다가 시청직원 및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환수위는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가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펼쳤고, 참가자들은 “한전부지 개발허가하면 박원순은 대권불발, 더민주는 총선필패” 문구가 적힌 알림판을 높이 들어 서울시 인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한전부지 개발허가! 박원순 대권불발 더민주 총선필패”

환수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의식에 이어 총무원 기획실장 혜일 스님이 환수위 활동과 봉은사 토지 매각 과정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환수위 공동위원장 지현 스님(총무부장)이 봉행사를, 공동위원장 원명 스님(봉은사 주지)이 대회사를 이어갔다. 조계사 부주지 담화 스님은 ‘대회연설’에서 한전부지 개발허가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도전 불발과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봉은사 토지를 ‘불법 강탈’했다는 주장을 강조했다.

혜일 스님은 경과보고에서 “조계종 봉은사 소유 통지 10만 평의 불법 강탈과 이를 환수하기 위해 기원법회를 봉행한다.”며 “상공부 장관과 서울시장은 상공부청사 강남 이전을 명분으로 봉은사 전체를 빼앗고자 계획한 것이다.”고 했다.

이어 “윤태진과 총무원이 당사자가 되는 허위 강제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문제가 되자 상공부 자신이 매수자가 되어 주인이 따로 있는 토지를 사고파는 사기극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불법강탈 항의했지만…”

혜일 스님은 “봉은사 스님들과 신도들이 경내지 불법 강탈에 반대해 진정과 탄원, 집단항의 등 방법을 동원해 부당함을 밝혔지만 서슬 퍼런 군사정권 하에서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가 결국 10만 평의 땅을 빼앗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상공부는 이전하지 않고 한국전력이 입주한 부지를 제외하고 빼앗은 봉은사 땅 모두는 개인 등에 매각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며 “봉은사는 한국전력 이전을 앞두고 2007년 12월부터 지속적으로 한전부지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전은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혜일 스님은 “한전은 봉은사 요청을 무시하고 현대자동차에 부지를 매각해 10만배의 이익을 취했다.”며 “정부는 상공부화 공공기관을 이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땅 장사를 하는 파렴치한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고 했다.

혜일 스님은 “서울시는 현대차에 1조 7400억 원의 공공 기여금을 약속받고 전례 없이 신속하게 인·허가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며 “서울시는 과오를 인정하고 개발 인·허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사정권 정치자금 마련 위해 불교 기망한 사기극”

환수위 공동위원장 지현 스님도 군사독재정권의 강압에 의해 봉은사 경내지를 빼앗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현 스님은 연설 내내 ‘불법’ ‘강탈’ ‘군사정권’ ‘서울시’ 등등의 단어에 힘을 줘 말했다. 지현 스님은 봉은사 토지 매각이 군사정권이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교계를 기망한 사기극이라고 규정지었다. 또 이런 사기극으로 얻은 개발이익 등을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정권 시절 서울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임명했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 시절 봉은사 토지 매각 과정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지현 스님은 “과거 군사정권의 정치자금 확보를 위한 술책에 말려들어 선대들이 물려주신 소중한 전통사찰 경내지를 빼앗기고 말았다”며 “모든 것은 군사정권의 강압에 의해 진행됐다. 봉은사 토지를 확보하고자 치밀하고 강압적으로 불교계를 강제했고. 군사 권력의 치밀하고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이다.”고 했다.

지현 스님은 “당시 허위 불법계약의 명분이 상공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의 청사이전이었다. 대금 역시 당시 문공부 기준가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며 “‘정부 일’을 빙자한 명백한 불법강탈이었다.”고 비통해 했다.

지현 스님은 봉은사 토지 강제 침탈은 “철저하게 불교계와 국민들을 기망한 사기극이었다.”고 했다.

“군사정권 계획 서울시 자행한 불법 행위 원점으로”

지현 스님은 “당시 남서울개발계획에는 서울시 청사 이전까지 언급됐다. 강남 땅값의 폭발적 상승을 노린 것이다. 당시 개발이익은 어디로 갔느냐,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전 나주 이전은 그들이 주장한 토지의 공공적 목적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원 소유권자인 봉은사에 돌려주지 않고 사기업에 팔아넘겼다.”며 “108억 적자 한 전이 2조원이라는 엄청난 배당잔치를 하고 서울시는 1조 7400억 원의 기금을 받는다. 이것이 서울시가 전례 없이 신속하게 개발허가를 진행하겠다는 실체이다.”고 했다.

지현 스님은 “오늘 대회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이익을 위해 계획되고 서울시에 의해 자행된 불법 행위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기획, 서울시 시행 불법강탈 때문에 우리가…”

원명 스님(환수위 공동위원장)도 “정권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사기극 때문에 우리가 모인 것이다.”며 “(군사독재정권 시절) 청와대가 기획하고 서울시가 시행한 경내지 10만 평에 대한 불법 강탈 때문이다.”고 했다.

스님은 “오늘 법회는 불교 바로 세우기이자 불교의 자주권과 존엄을 회복하는 거룩한 법석이다.”며 “호국불교를 계승해 국가 시책과 서울시 행정에 적극 협조했지만 (군사정권은) 봉은사 10만 평을 불법 강탈했고, 신군부는 10·27법난으로 불교를 탄압했다.”고 했다.

원명 스님은 “서울시는 봉은사 경내지가 한전부지가 된 것이 원천적 무효라는 불교계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각성해야 한다.”고 했다.

“무시하면 박원순·더민주당에 성난 불심 돌려줄 것”

또 “우리가 모인 서울광장은 이명박 정부 종교편향 종식 범불교도대회가 열린 곳이다.”며 “서울시는 불교도들의 우렁찬 목탁과 장군죽비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했다.

원명 스님은 박원순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소리쳤다. 스님은 “서울시는 과거 강남권 개발과 봉은사 토지 불법 강탈 사기극에 대해 전체 불교도 앞에 참회하고 개발 인허가 과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날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대승적 결단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쇠에서 생겨난 녹이 그 쇠를 먹어 들어간다.’ 박원순 시장과 더불어 민주당은 그러한 우를 범하지 말라”며 “우리 요구를 계속 무시하면 성난 불자들의 마음을 민의로 반영해 돌려줄 것이다.”고 경고했다.

조계사 부주지 담화 스님은 대회연설에서 “역사에서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박원순 시장은 전직 변호사이다. 그런 그가 우리의 아픔을 외면하고 모른 채 할 수 있느냐”며 “더불어 민주당은 총선이 코앞인데 민족최대의 종교 불교의 아픔과 서민의 아픔을 나몰라하고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냐”고 했다.

“시청 앞에 24시간 정진법당 운영…대규모 집회 더 열겠다”

담화 스님은 “서울시가 현대차그룹의 인허가를 취소하고 강제수용위원회를 꾸려서 한전부지가 본래 주인인 봉은사 사부대중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법회 때마다 이야기하고, 대규모 집회 더 크게 열고, 시청 앞에 24시간 정진법당 마련해 끝까지 쟁취할 것이다.”고 했다.

환수위원인 법원 스님(봉은사 총무국장)은 △한전부지는 원소유자인 봉은사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서울시는 한전부지 개발 계획 관련 개발 인허가 절차 즉시 중단하라 △서울시장은 불교계와 ‘봉은사 경내지 불법강탈 공동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불법강탈 토지 개발 추진하는 현재자동차는 참회하고 개발계획을 중단하라 등의 결의를 대중에게 물었고, 박수로 동의했다.

대중들은 서울시청을 바라보며 ‘화엄성중’을 염호하면서 정근했다. 그 사이 환수위 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과 기획실장 혜일 스님, 사회부장 정문 스님, 호법부장 세영 스님,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 종회사무처장 태효 스님, 홍보국장 효신 스님, 봉은사 총무국장 법원 스님 등이 종무원들과 함께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했다. 시청 직원들은 급하게 환수위 스님들의 진입을 막았고, 시청직원들과 종무원, 스님들의 몸싸움이 20여 분간 이어졌다. 환수위 측은 “시청에 들어가는 것을 왜 막느냐”고 했고, 시청 측은 “왜 이러느냐”고 따졌다. 환수위 측은 시설보호에 나선 경찰에 “경찰은 빠져라”고 소리쳤고, 경찰은 시청 신청사 유리문을 두고 환수위와 대치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일부 스님과 종무원들이 유리문과 유리문 사이에서 시청직원과 경찰 등과 뒤섞여 고성과 몸싸움을 10여 분간 이어갔다. 지현·원명·혜일·세영 스님 등이 시청 청사 안까지 들어갔다가 나온 후에야 소동은 중단됐다.

“박근혜 대통령 이름 넣어 곤란, 현수막 접어달라”

환수위 활동에 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장 전준호)와 바른불교재가모임(상임대표 우희종)도 참여했다. 이들은 “사찰땅 강탈한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청산하라” “천년사찰 땅을 빼앗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마지막 청산을 요구한다.” 등의 펼침막을 들고 법회에 동참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이 펼침막을 펼치자 총무원과 조계사의 교역직 종무원 스님들이 이들을 잠시 막아섰다. 하지만 펼침막의 문구를 보고 “내용이 좋다”면서 물러섰다. 우희종 대표는 “우리는 해종하는 단체가 아니다. 오히려 군사독재정권의 강압에 의해 사찰 땅을 뺏겼다는 데 애종하는 마음에서 동참했다.”고 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이 펼침막을 들고 이동하자 환수위 측은 경찰을 불러 오기도 했다. 한 교역직 스님은 “펼침막에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있어 곤란하다.”며 현수막을 접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희종 대표는 “한전부지 환수와 관련해 종단은 자신들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침묵하다가 굳이 총선 시기에 이런 요구를 하는 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재가단체로서 종단의 일에 도움을 주고, 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이 종단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해 법회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는 이날 법회 후 한전부지를 사들인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로 찾아가 집회를 가졌다. 환수위는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취소를 위해 이날부터 서울시청 앞에 천막 정진법당을 차리고 무기한 정진에 들어간다. 환수위는 2차, 3차 규탄법회를 열겠다고 공언했고, 소송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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