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영담스님 제명…초유의 "폭거"

[2보] 찬성 61, 반대 7, 무효 1표

2015-11-04     서현욱 기자

최다선의원이자 유일한 야당대표인 영담 스님이 중앙종회에서 제명됐다. 중앙종회에서 종단의 각종 비리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의원을 제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4일 종회의원 69명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 찬성 61, 반대7, 무효 1표 등 압도적인 표차로 영담 스님을 제명했다.

 


[1보] 7선 종회의원 영담 스님 의원 제명안 상정…비공개

 

 


7선의 최다선의원이자 중앙종회 야권 삼화도량의 대표인 영담 스님이 종회의원에서 제명될지 관심이다. 영담 스님 제명은 사실상 조계종 야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종단을 감시 비판 견제할 집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4일 속개된 중앙종회 204회 정기회에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중앙종회의원 영담 스님 의원 제명의 건’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영담 스님은 이날 본회의 개회 10분 전 나와 소명을 준비했다. 불교광장 대표인 지홍 스님과 나란히 앉아 가볍게 악수로 인사했다.

종회의장 성문 스님은 4일 오전 본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성문 스님은 종회사무처가 69명 참석했다고 성원보고를 하자 “오늘 오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동의를 구했고, 영담 스님은 “험한 말 없을 테니 공개로 하시죠”라고 했지만 비공개 회의로 전환했다.

종회사무처는 호법부 상임감찰들과 함께 기자석에 있는 노트북 컴퓨터와 녹음기 등을 가지고 퇴장할 것을 기자들에게 요구했다.

이 안건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절대적 영향력이 미치는 중앙종회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의 초·재선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종회의원 만당 스님 등 39명의 종회의원들은 지난 9월 7일 203회 임시회에 영담 스님 제명의 건을 제출했다. 203회 임시회에서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영담 스님의 소명을 들은 후 차기 종회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월했다.

만당 스님 등 39명이 제출한 영담 스님 제명 요구 이유는 중앙종회의원 위상 훼손과 종회의원 품위 저해 행위와 동국대 사태, 고등학교학력 위조 의혹 등이다. 하지만 영담 스님 의원 제명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대척점에서 총무원장에 대한 각종 비판을 거듭한 것에 대한 것으로 읽힌다. 자승 스님은 영담 스님 의원 제명에 직간접적으로 불교광장 종회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해 왔다.

만당 스님 등 불교광장 종회의원들은 “영담 스님은 현직 최다선의원으로 왜곡 과장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중앙종회와 의원의 위상을 훼손하고 의원의 품위를 현저히 해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종회의원 품위 훼손은 16대 중앙종회 임시의장을 맡아 신상발언한 것을 구실로 내세웠다. 영담 스님은 지난해 11월 11일 제16대 중앙종회 개원 종회에서 최다선의원으로 임시의장이 돼 단상에 올라 “총무원 집행부를 비롯한 범계 행위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만연됐다.…온갖 위법 탈법을 동원해 당선된 종회의원은 집행부의 홍위병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영담 스님은 신상발언을 마치지 못했다. 불교광장 소속 의원들에 의해 저지됐고, 결국 발언을 마치지 못한 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로 자리를 옮겨 참회의 절을 올렸다.

불교광장 소속 의원들은 “영담 스님이 16대 중앙종회 개원식에서 임시의장으로서 직무를 망각하고 33대 집행부와 34대 집행부의 결사의 뜻을 왜곡하고 속인도 하지 말아야 할 신상발언의 전문이 언론에 공개되게 하는 등 중앙종회법(101조 1항 2호, 8호)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봉주 팟캐스트 생선향기에 출연해 종단과 종도들을 비하 비난하고 대중들에게 종단 집행부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갖게 했다.”고도 주장했고, “삼화도량 명의로 발표한 2014년 11월 11일 16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와 관련한 성명을 포함해 9건의 성명 등이 종단을 비하하고 종단과 스님들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불교광장 소속 의원들은 “적법하게 선출된 이사장을 부정하고 스스로 이사장 직무대행을 자처했고, 법인사무실을 일부 폐쇄 점거하고 인감과 통장을 임의로 보관하는 등 법인사무처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탱화절도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국대 사태의 발단인 동국대 이사장 선출 과정의 문제를 불교광장 소속 의원들은 영담 스님에게 뒤집어씌운 셈이다.

불교광장 소속 종회의원들은 영담 스님 고등학교학력이 위조됐다고 주장하며 영담 스님을 옥죄었다.

불교광장 초재선 의원들은 “동국대학교가 영담 스님이 H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없다는 조사의뢰로 이루어진 호법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고, 종회의원 진실규명 요구를 외면하고 스스로 품위를 현저히 해했다.”고 주장했다.

4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중이다. 삼화도량 소속 법보 스님이 회의 시작 직후 종회회의장으로 들어갔고, 장명 스님 등 야권 소속 의원들은 상당수 불참했다. 영담 스님은 10시 18분께 본회의장을 나와 사라졌다.

종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중앙종회의원 제명이라는 초유의 폭거를 단행할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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