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피하느라 대중공사도 불참한 자승 스님

23일 오전 제17차 불교포럼서 <뉴스타파> 취재진 질문 원천 봉쇄
34대 핵심사업인 대중공사도 첫 불참…질의내용 궁금증 더 해
종무원 "밀어서 다쳐 가료중" VS 뉴스타파 " 여기자 성추행 당해"

2015-09-23     조현성 기자

 

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소통을 하자고 만든 모임에서 취재기자 질문을 피해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심지어 34대 핵심사업이라던 100인 대중공사에도 불참해 취재진 따돌리기 차원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취재기자의 질문 내용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오전 7시 서울 그랜드앰버서더 호텔에서 제17차 불교포럼을 개최했다. 불교포럼은 소통과 화합을 구현하는 종단 방침에 따라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불교지도자들을 하나로 결집하자는 취지에서 총무원이 구성한 기구이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날 행사 시작 전부터 자승 스님을 기다렸다. 스님에게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호법부 상임감찰과 사서실 종무원 등 조계종 총무원 측에 저지당해 질문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행사장 입구에서 대기했다. 1시간 30분 후 행사가 끝났다. 두 개의 출입구 가운데 자승 스님은 취재진이 없는 쪽을 택했다. 뒤늦게 자승 스님을 발견한 취재진이 퇴장하는 스님을 뒤쫓았다. 취재진이 스님을 쫓아 호텔 2층에서 1층을 내려가는 사이 수행원과 특보 등이 또 다시 취재진을 막았다.

취재진이 “자승 스님”하고 외쳤지만 스님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취재기자는 회전문에 갇혔다. 취재기자는 회전문을 통과하려고 밀었고, 수행원과 특보는 회전문을 반대방향으로 제쳤다. 자승 스님이 탄 카니발 승합차가 출발하면서 소동은 끝났다.

취재기자를 막으려던 종무원 A 씨는 취재기자 때문에 다쳤다고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수일 소장(한국문명교류연구소)이 ‘우리에게 실크로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소장은 “실크로드는 우리에게 뿌리를 내리게 한 길이고 세계와 소통시킨 길이다”라고 했다.

이때문인지 당초 전통문화연수원에서 예정된 사부대중 100인대중공사 7차회의에 자승 스님은 불참했다. 평소 오전 10시에 입재했으나 이날은 15분쯤 지나 시작했다. 종단 공식행사가 15분씩 늦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00인 대중공사는 자승 스님이 34대 총무원장으로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임에도 별다른 설명없이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자승 스님에 대한 취재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들은 자승 스님에게 이미 문서로 질의서를 보냈고 대면해 질의를 했으나 반론권을 거부했으므로 취재한 내용을 그대로 곧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소동에서 <뉴스타파> 여기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측 한 종무원은 회전문에 발이 끼고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불교닷컴>과의 통화에서 "취재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성 등이 포함된 내용이다. 질문지를 전달했음에도 답변하지 않아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 자승 스님을 만나려고 했다. 여기자가 성추행 당한 사건은 문제제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종무원 A씨는 "예전에 다친 다리에 문제가 생기고 허리에 통증이 와서 대중공사 도중 상경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며 "취재욕심도 좋지만 다치게 하고는 취재기자가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종무원은 성추행 논란과 관련, "원장스님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카메라를 들이대며 옥신각신해 굉장히 당황하고 불쾌했다."며 "그런 와중에 회전문이 멈춰버려 문안에 원장스님과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등 몇사람이 동시에 얽히면서 갇혔고 원장 스님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회전문을 돌리게하려고 문틈에 끼여있던 기자를 뒤에서 당겨 빼내려고 했던 것만 기억난다. 성추행이 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카메라에 부딪혀 내가 다쳤다. 착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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