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절도 의혹...
조계종립 동국대 이사 얘기입니다

[인터뷰] 김영국 연경정책연구소장
“이런 이사들 아래 학생들이 뭘 배우나
참회 후 용퇴, 불조 욕 덜먹게 해야”
또 다른 이사 범계 등 추가공개키로

2015-03-18     이혜조 기자

“간통한 전력을 숨기고 종단의 추천을 받아 직위에 오른 이가 있습니다. 사찰의 성보인 탱화를 몰래 빼내 비구니스님 토굴에 은닉한 혐의로 고발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다름 아닌 동국대 사태의 주역인 이사들입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의 간통 전모를 팟캐스트에서 폭로한 김영국 연경정책연구소장이 다른 이사의 비리 의혹을 추가 폭로했다. 김 소장은 간통이 폭로돼도 총무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종단의 현실을 보고 <불교닷컴>과 인터뷰를 통해 다른 이사들의 문제점까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김 소장의 증언과 <불교닷컴>이 확인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한 사건을 재구성했다.

가짜 탱화 걸어두고 진품은 비구니 토굴에

봉선사 혜문 스님이 가평 비구니 토굴에서 사자탱화 두 점을 발견한 것은 1998년. 예사롭지 않은 작품을 눈여겨봤던 혜문 스님은 2004년 봉선사 교구종회 결의에 따라 성보도록 작성 작업을 하다 흥국사에 동일한 탱화가 새로 조성된 사실을 확인했다. 즉 진품은 비구니 토굴에 옮겨놓고 가품을 흥국사 지장전에 봉안했던 것이다.

문중회의에 이 사실이 보고되자 봉선사는 발칵했다. 봉선사는 사자탱화를 환수한 뒤 1983~1996년까지 주지를 맡았던 A 스님을 성보 절도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호법부에 진정했다. <불교닷컴>이 확보한 진정서에는 “가끔은 스님께서 쓰신 ‘잘 이은 지붕에는 비가 새지 않는다’는 책 속의 말들이 되새기곤 한다”며 “처음 뵈었을 때의 스님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고 명예와 집착에 오염된 스님의 그림자만 보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씌어있다.

즉각 혜문 스님을 찾아와 참회했던 A스님의 태도는 몇개월만에 돌변했다. A 스님의 문도들이 ‘사미인 혜문스님이 문중의 중진을 욕보였다’는 이유로 혜문 스님의 방 입구를 대못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 소장은 “문화재절도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때는 사회법에 고발하지 않도록 참회하는 척하다 시효가 끝나자 표변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A스님을 비롯한 문중의 박해가 심해지자 은사스님 등의 도움으로 혜문 스님은 일본으로 피신했다.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 스님은 일본 도쿄대학 박물관에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이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문화재 제자리 찾기와 해외약탈문화재 환수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혜문 스님은 작년 8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 “조계종 유력한 스님이 범인이다”라며 흥국사 문화재절도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A 스님은 <불교닷컴>과의 통화에서 “호법부 조사를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된 사건이다. 더 이상 왈가왈부 말라”고 했다.

호법부는 봉선사 쪽의 진정서가 접수된 지 1년만인 2005년 ‘징계회부유예’ 결정을 내렸다. 총무원 관계자는 “죄가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호법부 조사 당시 사자탱화가 회수됐다는 점을 참작해 징계 회부를 유예한 것이다.”며 A스님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봉선사가 2007년 펴낸 <봉선본말사 성보문화재>에서도 이 탱화들을 ‘봉선사가 되찾은 문화재’로 분류, 도난 또는 유출됐음을 시인하고 있다.


김 소장은 “하루 2백만 명이 듣는 팟캐스트 ‘생선향기’를 통해 지난 13일 사실이 공개됐다. 지인을 통해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고 불교계 언론에 압력을 가하고, 실재 나에게도 이런 청탁이 들어오는 게 조계종단의 현실이다”고 한탄했다.

이어 “현재 제기된 2명의 이사 뿐 아니라 더 심각한 법적 도덕적 하자를 지닌 이사들이 있다”며 “종단 소임과 동국대 이사직을 자진사퇴하고 국민들에게 참회하지 않으면 <생선향기>와 <불교닷컴>을 통해 폭로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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