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결단해야"

쌍용차 26명의 죽음 사과·해고자 전원 복직 촉구 시민사회 단체 기자회견

2015-01-13     오마이뉴스 손지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아래 DDP) A1관 앞에 낡은 신발 26켤레가 나란히 놓였다. 한눈에 봐도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들이었다. 운동화는 위가 푹 꺼져 있었고, 검은색 가죽 구두는 이음새마다 흙먼지가 끼어있었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6명의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을 상징하는 신발이었다.

13일 쌍용자동차가 신차 출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여는 A1관 입구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조원들과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 20여 명은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 희생자 26명에 대한 사과 ▲ 해고자 전원 복직  ▲ 해고자와 대화 등을 요구했다.

아난드 마힌드라는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이번 신차 출시 간담회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

"6년 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 열쇠는 아난드 회장에게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같은 날 오전 예정된 쌍용자동차의 간담회보다 약 한 시간 앞서 오전 9시 37분께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시작 전 "나가서 (기자회견을) 하라"고 항의하는 DDP 측 관계자와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6년 넘게 해결되지 않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아난드 회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밤이든, 새벽이든, 꼭 만나서 우리의 고통을 호소하고 싶다"며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을 방문하는 내일 아난드 회장과 회사 관계자들이 해고자들의 문제를 꼭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번 신차 출시를 기회로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대승적으로 풀어 나갈 것을 간곡하게 말씀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이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며 "하루빨리 해고 노동자가 공장으로 돌아가고, 사회가 평화와 화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각계각층과 만나 중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쌍용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티볼리 출시로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며 기대를 전하는 동시에 "해고자들의 복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속노조는 또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 달 넘게 굴뚝 위에 올라가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두 명을 외면할 수 없다"며 "아난드 회장은 한국에 와 있는 동안 해고노동자들에게 복직을 약속하고 가시라"고 요구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제휴에 의해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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