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부적절한 교수 임용 논란

장윤스님 "가짜박사학위자 채용한 인사권자 등 참회를"

2007-07-01     이혜조

신모 교수 사표 제출하고 미국행 … 학교 “문제 없다”

조계종립동국대학교 교수 임용과정에서 검증절차의 맹점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교수를 임용,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학교법인 동국대 전 이사 장윤스님은 지난달 29일 불교닷컴을 제외한 교계 기자들을 시내 모 음식점에 불러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동국대 교양학부 신모교수가 대학에 제출한 논문은 지난 81년 미국의 타 대학 논문과 일치한다"며 박사학위 자체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단초는 지난 2005년 9월 임용된 신 모 교수에 대해 지난 2월 당시 이사였던 장윤스님이 이사회 석상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인사권자의 문책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장윤스님은 신 모 교수가 2005년에 취득했다는 예일대 박사학위가 위조됐다고 발언했고,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 5월 열린 228회 이사회에서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장윤스님을 허위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참회를 요구했다.

이날 참회 요구는 중앙대 필동병원 매입당시 영담 영배 스님등이 거액을 착복했다며 검찰에 고소하는 등 모두 7건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해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결국 이사회는 장윤스님의 요청대로 해임여부를 물은 결과, 회의 진행 초기에 해임을 반대하던 두 명의 이사들마저 찬성해 만장일치로 해임을 결의했다.

그러나 KBS가 일주일 전쯤부터 제보를 받고 신 모교수의 논문표절등에 관해 취재, 29일 오전6시36분께 <막가는 사립대 비리 폭로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곧 이어 이날 점심때 장윤스님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장윤스님은 이날“해당교수가 박사학위가 없을 뿐 아니라, 외국 대학에서 수학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사장 영배스님 등 학교 관계자들은 이 사안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스님이 기자들에게 제시한 자료는 △예일대가 제출한 최근 4~5년간 박사학위자 명단에 신 모 교수의 이름이 없고 △지도교수에게 문의 결과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답변 △2005년 학위논문이 1981년 버지니아대 학위논문과 제목, 목차, 내용이 모두 동일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의 신 모 교수는 도덕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사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교수임용에는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예일대로부터 박사학위에 대한 확인절차도 채용 당시 거쳤다”고 밝혔다. 동국대 법인은 2일 오전 10시 실무책임자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해명할 방침이다.

공중파 방송의 보도로 학교의 위상마저 추락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동국대학교는 철저한 조사로 원인을 규명함은 물론 교수임용과정에 대한 인적, 제도적 문제점을 파악해 조속히 시정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