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기독교정신으로 확실한 갱생 가능"

2013-02-15     이혜조 기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재소자들을 기독교정신으로 교화해야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재단법인 아가페 이사인 황 후보자는 2004년 1월에 펴낸 아가페소식지 창간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재범율 극복 대안은 복음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 황 후보자는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였다. 아가페 재단은 2010년 12월 경기도 여주군에 소망교도소를 열었다.

그는 '갇힌 자를 생각하자'는 제목의 글에서 "교도소 안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수용되어 있다."며 "이들은 모두 복음의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또 "우리 나라의 경우 교도소 재소자들의 재입소율은 30%가 넘는다."면서 "그런데 브라질의 휴마이타 기독교교도소, 미국 텍사스주 교도소의 기독교교정프로그램(IFI)을 거친 재소자의 재입소율은 5%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후보자는 "이것은 재소자들을 기독교정신으로 교화해야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다 공직자로서 종교편향성 발언이라는 시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이어 "우리 주님의 복음에는 새롭게 하는 능력이 있다"며 성경 구절을 예로 든 뒤 "엄청난 재범율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복음뿐이다"고 했다.

"이제는 이 땅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전국 45개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60,000여 명의 갇힌 자들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한 그는 "그들을 주님께 인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식지에는 개인 후원자로 황교안(300,000)이라고 적혀 있다. 동명이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교도소 건립을 위해 황교안 명의로 30만원을 헌금했다는 내용이다.

정홍원 국무총리 내정자가 공동대표변호사 등으로 일한 법무법인 로고스는 1,783만9,000원을 기부한 것으로 이 소식지에 기재돼 있다. 로고스는 성시화운동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3월에 개강하는 기독교교정복지과정 강사진에 황교안 후보자와 법무법인 로고스 소속 변호사가 대거 포함돼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해 7월에 펴낸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종교인 과세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이 책에서 “세상법 우선적용 자체는 기독교인 입장에서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기독교인도 역시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활동하므로 헌법 37조에 따라 그러한 바람이 다 충족되기는 어렵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는 "여론과 동떨어진 황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성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황 후보자는 서울지검 공안2부에서 근무했던 1994년 '조계종 폭력사태'를 직접 수사지휘하면서 130명이 넘는 승려를 연행해 가담정도와 죄질에 따라 전원 사법처리한 이력도 있다.

한편, 지난 8일과 13일 이뤄진 새 정부 1,2차 인선에서 내정된 총리 장관 등 9명의 인사들 가운데 5명이 기독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