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평화선언 기독교는 전쟁선언?

자연공원법등 성토 3000교회 포럼…기독정당 창당도 준비

2011-08-27     이혜조 기자
불교가 종교간 평화선언을 준비하는 가운데 기독교계는 도리어 불교 자연공원법등을 공격하는 대규모 포럼을 열기로 했다. 이 포럼의 궁극적 취지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우파적 기독당 결성인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한다.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교회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최병두 목사)는 오는 29~31일 경기도 남양주 양수리수양관에서 ‘3000대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을 연다.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한 이들 모임에선 기독정당 창당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번 포럼이 기독교정당을 띄우기 위한 사전 준비 모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3000대 교회초청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기독교 지도자 포럼'이라는 제목의 포스터에 조용기, 김홍도, 김삼환, 장경동, 전광훈 목사의 얼굴을 담아 배포 중이다. 청교도영성훈련원 홈페이지 등에도 포럼을 소개하는 광고를 싣고 있다.

이들은 포럼에서 △종북좌파들의 국가부정과 적화통일 △불교 자연공원법 △스쿠크법과 이슬람의 비정상적 포교 △북한의 인권문제 △동성연애법 △인터넷언론들의 교회 공격 △교회 부패와 세속화 △전교조 △교과서의 기독교왜곡 등 10개 주제를 다룬다. 전광훈, 장경동 목사가 포럼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교회국민운동본부는 포럼 취지에서 “민족의 희망이었던 교회가 1년에 20만 명이 줄어들고 있으며, 종북 좌파 반미주의자들이 6·25전쟁을 북침이라 하고, 한국교회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고, 목사를 먹사라고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번 포럼은 10개 주제토론이 목적이지만 마지막엔 기독당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지지않겠느냐”며 “기독당 창당과 관련해 다음주께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한겨레>가 26일 보도했다.

2년전 발족한 교회국민운동본부는 90여회 이상 강연대회를 했으며 지난 18일등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3차례 ‘기독교지도자포럼’을 개최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부터 전국 교회를 돌며 ‘애국 강연’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1000만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6일에는 100여 개의 보수 우익 단체가 참여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주최했다. 오는 30일 서울 중구 장충동체육관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 한나라당을 대신할 새로운 보수 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400여명이 참석한 지난 18일 포럼에서 ‘템플스테이와 자연공원법 문제’ 강의에 나선 박경환 대구태현교회 목사는 “정부는 사실상 포교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에 82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해 놓고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 아래 개정 자연공원법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불교와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 법은 사찰 신·증축을 인정하고 정부가 환경개선 비용을 지원하며, 입장료 징수까지 가능케 하는 3중 특혜이자 불교 달래기 정책”이라며 “입법예고 기간인 9월 11일까지 한국교회가 하나돼 자연공원법을 반드시 저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광훈 목사도 “악의적 글과 언론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며 목회자들은 공동 명예훼손을 제기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야 한다”며 “템플스테이나 자연공원법에서 볼 수 있듯 한국교회가 단합된 힘을 보이지 않으니 정부가 우습게 알고 홀대를 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 전체가 일어설 때”라고 성토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은 지난 23일 "요즘은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다"라며 종교계의 각성을 요구한 뒤 "우리 불교인은 오늘날 종교 간의 갈등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는 취지로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개신교 일각에서 시큰둥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종교평화 실현이 쉽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