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6개월 안에 은퇴"

인도 방송 인터뷰 "티베트 민주주의 위해 내가 물러서야 옳아"

2010-11-23     이혜조 기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5)가 조만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한 인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은퇴 시기는 6개월 이내가 될 것 같다"며 "티베트 망명 정부 및 정치 지도자들과 상의해 결정할 문제여서 정확한 시기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몇 개월 안에 은퇴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 차례 조만간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비췄지만, 은퇴 의사를 다시 한번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위치한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문화연구소'도 폐쇄할 것이냐는 질문엔 "수년 후 내가 사망하면 (티베트 문화 계승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 연구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자 선정 문제에 대해선 "내가 사망하거나, 활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들면 지정될 수도 있다"라고만 밝혔다.

여성 후계자 문제와 관련, "달라이 라마가 여성이어서 더 효율적이라면, 지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성 달라이 라마가 불법(佛法)과 완벽하게 상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말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이미 75세를 넘었고 10년 뒤가 될지 20년 뒤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저세상으로 가야 한다"고 은퇴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5세 때인 1940년 14대 달라이 라마에 즉위한 그는 195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다람살라로 망명해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해왔다.

198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인터뷰에서 "죽기 전에 티베트를 방문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