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대만에서도 법정스님의 책이 출간되면서, 그분의 생각과 사상이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지요."
12일 오전 법정스님이 마지막 길을 나서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황토색 가사를 입은 이국적인 차림의 스님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들은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달려온 대만의 불광협회(佛光協會) 소속 비구니들인 의은(依恩)스님과 영묘(永妙)스님이었다. '무소유'의 중국어 번역자인 진향화(陳香華) 씨도 동행했다.
지금은 포교를 위해 서울 장충동에 지어진 서울불광산사(佛光山寺)에 거처하는 의은스님은 "생전에 여러 차례 법정스님을 만나뵈었는데, 늘 '무소유'의 정신을 강조하셨다"며 스님의 옛 모습을 회고했다.
스님들과 진씨는 과거 류시화 시인의 소개로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번역하고자 스님을 찾기도 했다.
이들은 "불교의 교세가 강한 대만에서도 '무소유'가 출간되면서 법정스님의 사상이 대중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대만인들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아직도 이런 훌륭한 분이 계신 줄 몰랐다'고 놀라며, 앞으로도 스님의 책을 더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정작 법정스님은 대만에서 자신의 책이 번역, 출간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도 언제 얼마나 발행됐는지, 대만인들의 반응은 어떤지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런 모습이 진정한 '무소유' 정신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진씨는 "법정스님에 대해 대만의 대중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스님의 입적을 계기로 저서를 번역해 소개하는 일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comma@yna.co.kr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