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논문조작에 관여한 핵심 관련자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은 황 교수팀의 2005년 실험일지와 사진자료들을 통해, 최소한 닷새가 넘어야 형성되는 세포집합체(콜로니)가 이틀 만에 관찰된 사실을 확인하고, 논문 조작의 핵심 당사자를 압축하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7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콜로니가 형성되기 전 누군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들을 기존 세포에 '섞어 심기' 한 것으로 보고, 이 작업에 관여한 연구자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목이 이번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줄기세포 8·10·11번은 배양용기에 심어진 지 한달쯤 뒤에도 배반포에서 내부세포 덩이를 떼어내지 못하자 지난해 3월7일 그대로 여러 조각을 내어 배양해 이틀 뒤인 3월9일 콜로니가 형성된 것으로 관찰됐다"며 "2·3번은 조각을 내지는 않았지만 잘 자라지 않다가 이틀 뒤 갑자기 콜로니가 관찰된 것으로 사진자료에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황 교수팀의 8·10·11번 줄기세포들은 핵 이식일과 부착일이 각각 다르지만 모두 같은날인 2005년 3월9일 콜로니가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조사위 관계자는 "한 달 동안 자라지 않던 것을 조각 내 뿌린 지 이틀 만에 콜로니 형태로 관찰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세포덩이를 조각낸 뒤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함께 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각낸 8·10·11번 세포덩이들에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를 뿌리는 데 개입한 이들이 2·3번 줄기세포 조작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세포덩어리를 조각낸 사실을 알 수 있는 이들은 김선종 연구원과 권대기 연구원, 황우석 교수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은 서울대 조사위 조사에서 "황 교수가 세포덩이를 조각 내라고 지시했고, 내가 조각을 낸 뒤 황 교수한테 보고하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 교수팀의 실험실 사정을 잘 알고,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섞어 심기'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강성근·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와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강 교수를 상대로 '사이언스' 논문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를 조작한 경위와 황 교수의 지시 등은 없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