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와 이슬람의 충돌은 왜 빈발할까
서구와 이슬람의 충돌은 왜 빈발할까
  • 불교닷컴
  • 승인 2006.02.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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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와 이슬람은 '만평 논란'에 앞서 수많은 갈등을 빚어왔다. 종교 문제 외에도 사회, 정치, 차별과 인종주의 등 문제는 전방위적이다. 이스라엘 정책, 이라크 사태 등 거대 담론이 아니라 사소한 소재가 반복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만평 파문은 작년 9월 덴마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노르웨이를 필두로 한 유럽 언론이 재 보도하면서 불붙었다. 논란은 표면상 이슬람권의 신성모독과 서구의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런 갈등의 원인에 대해 역사적 해석에서 가치관의 차이, 정교분리에 대한 이견 등 많은 요인들이 지적된다.

그 가운데 많은 이들은 서구와 이슬람이 가치에서 간극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서구와 이슬람이 종교를 바라보는 관점은 사실 평행선에 가깝다.

정교가 분리된 서구에선 예수나 종교인을 풍자해도 문제 삼지 않지만 정치와 종교의 경계가 애매한 이슬람은 이런 경우 신성모독으로 간주, 법으로 처벌하고 있다. 또 무슬림은 서구인과 달리 극단적인 종교성향이 없더라도 종교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구와 이슬람이 각기 서로에 대해 공포감을 갖거나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구에서는 9ㆍ11 이후 이슬람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무슬림=테러리스트'라는 편견이 뿌리깊다.

이로 인해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이들을 위한 포용정책은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문화적 상대성을 놓고 발생하는 서구와 이슬람의 대립은 갈수록 날카롭다.

프랑스 독일은 여성 무슬림이 머리에 쓰는 두건인 '히잡'을 공공학교에서 착용치 못하게 하고 있다. 독일의 한 언론은 현재 분위기를 "1930년대 반유대주의가 지금 반 무슬림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서구와 이슬람의 충돌이 잦아진 원인으로 서로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섞여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현재 유럽 거주 무슬림은 1,500만 명으로 늘어나, 이슬람교는 유럽의 제2 종교가 돼 있다. 파리 근교의 디즈니랜드에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이 마련될 정도여서 이슬람과 아랍 문화가 번창한 유럽은 '유라비아(Eurabia)'로도 불린다.

이 유라비아에서 무슬림들은 서구의 차별을 체험하며 소외감과 불만을 쌓아간다. 지난달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무슬림은 조롱을 당해도 이를 자존심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여기에 이슬람권이 높아진 경제력을 앞세워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키운 점도 갈등의 차원을 바꿔 놓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파리폭동에서 증명됐듯 언제든 불똥만 튀면 삽시간에 불길이 번질 여건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이번 만평 논란에 대해 유럽 언론이 1989년 살만 루시디의 '악마의 시' 사건처럼 표현의 자유를 전폭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고 독일 슈피겔지는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표현의 자유는 본질적인 자유에 속하지만, 군중에게 총을 쏘라고 외치는 것까지 보호되진 않는다"며 서구 언론의 보도가 저속한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 기사제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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