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삼청교육대를 만들자”는 한나라당
“제2삼청교육대를 만들자”는 한나라당
  • 최재천 변호사
  • 승인 2009.10.13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희 군사정권의 깡패 소탕작전

“1962년 5월 21일 오후, 군사정권은 자유당 시절 정치깡패 두목 이정재를 비롯하여 200여명의 깡패들을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깡패 생활을 청산하고 바른 생활을 하겠습니다. 우리는 젊은 몸과 마음을 국가에 헌신하겠습니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덕수궁을 출발,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게 만들었다. 이들에겐 ‘용갈파’, ‘개고기’, ‘까게’, ‘돼지’ 등과 같은 이름표도 붙어 있었다. 이정재는 4·19 이후 법에 따라 8개월의 징역살이 끝에 61년 2월 초에 석방되었다가 다시 걸려든 것이었다. 그는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5월 22일 현재 전국 경찰이 단속한 범법자는 2만 7천여 명에 달했다. 그 가운데 4천200명은 깡패였다.(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 편 2권)“

전두환 군사정권의 삼청교육대

박정희의 정치적 양자라 할 수 있는 전두환은 역시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박정희의 집권 프로그램을 그대로 재활용합니다. 그래서 1980년 8월 4일 나중에 법원에 의해 내란행위의 일환으로 확인된 계엄에 근거한 계엄포고 제13호를 발령하여 불량배들의 일제 검거 행위에 나섭니다. 이때의 계획 이름이 ‘삼청계획 5호’입니다.

“그러나 실제 국보위가 조직폭력배, 상습폭력배 등의 이른바 불량배들을 소탕하기 시작한 것은 계엄포고 제13호를 발표하기 사흘 전의 일이었다. 국보위는 8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 네 번의 단속을 벌여 6만여 명을 연행했다. … 2002년 10월 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삼청교육대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모두 합해 6만755명이 검거되었고, 이 중 4만347명이 군사훈련을 받았다. 삼청교육과 그 후유증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339명이었고, 나중에 불구가 된 부상자는 2천7백명 이었다. 삼청교육 과정에서 구금, 강제노역, 구타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52명에 이를 뿐이라는 국방부 발표와는 천양지차였다.(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 편 1권)”

제2삼청교육대 필요성을 언급한 허태열 최고위원

오늘 아침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남의 입을 빌어 제2삼청교육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네요. 물론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라는 걸 인정합니다. 하지만 여론의 입을 빌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발언입니다.

허 최고위원께서는 “검찰이나 경찰은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갖는다”면서 “옛날에 제2의 삼청대 교육 같은 것도 보완해야 하지 않으냐고 하는 사람이 주변에 참 많다”고 말한 것입니다.

토착비리의 척결과 법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갈수록 제도화되고 합법을 추구해가는 조직폭력배의 발호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강경대응만을 주문하는 건 그야말로 폭력적이고 한편 병영국가적인 발상입니다. 위법에 대한 대응은 무조건 괜찮다는 발상, 위법을 척결하기 위한 대응은 무조건 합법일 수 있다는 발상, 중벌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대증요법적 발상의 극치입니다. 무조건 엄벌, 무조건 격리, 무조건 강경대응, 무조건 강제력 동원 등이 우리 사회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그 점이 걱정스럽습니다.

박노해 선생의 시 ‘삼청교육대’
“…
동상에 잘려나간 발가락의 허전함보다
철야 한번 하고 나면 온통 쥐어뜯는
폐차 직전의 내 육신보다 더 뼈저린 지난 세월 속에
진실로 진실로
순화되어야 할 자들은
우리가 아닌 바로 저들임을,
푸르게
퍼렇게
시퍼런 원한으로
깊이깊이 못박혀
화려한 조명으로
똑똑히 밝혀 오는
피투성이 폭력의 천지
힘없는 자의 철천지 원한
되살아나
부들부들 치떨리는
80년 그 겨울
삼청교육대“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김대중평화센터 고문으로, 연세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이화여대 로스쿨, 영남대 로스쿨, 전남대 로스쿨, 광운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번 학기는 이화여대 법대에서 2,3,4학년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와 법'이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www.e-sotong.com 입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