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슬그머니 사라진 '암보험'
(기자의 눈) 슬그머니 사라진 '암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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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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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서민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던 암 보험이 이제 거의 사라졌다.
 
암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로 해마다 암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보험업계는 대부분 암보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의료기술이 발달되면서 암 조기 진단이 가능하게 됐고 의료시설이 확충되면서 암에 대해서 충분한 치료가 가능해짐으로써 암 보험금 지급액이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암보험사의 수익악화를 초래했다. 이미 지난 2006년부터 암보험사들이 속속 암보험의 판매를 중단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암보험이 보장 내용을 축소하거나 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었던 것.
 
암보험으로 유명한 AIG생명(현 AIA생명)이 지난 2월 갑상선암 보장을 대폭 줄인 것을 시작으로 소리소문없이 암보험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료기술 발전으로 인한 보험업계의 오류는 과거 '이쁜이 수술'로 불리는 요실금 수술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과거 한 생명보험사가 요실금수술급부를 처음 개발할 당시만해도 여성의 요실금 수술은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들고 수술시간도 2시간이상 걸리는 대수술로 흔치 않은 수술이었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달로 국소마취후 간단한 시술법으로 20분이면 마칠 수 있게 되자 일부 산부인과는 '수술만 받으면 보험사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며 마구잡이 수술을 권하는 부작용도 생기게 됐다.
 
또 요실금 수술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환자 본인 부담금이 대폭 줄고 '이쁜이 수술'로 불리는 미용수술을 받은 뒤 요실금 수술 진단서를 제출해 수술비용보다 많은 보험금을 더 타내는 사례도 급증했다. 
 
이런 일은 최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간에 실손보험 보장대상 확대 논의과정에서 보험업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오는 10월부터 확대되는 실손형 민영의료보험 보장대상에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걸린다는 치질은 포함된 반면 성인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고통받고 있다는 요실금은 빠진 것.
 
이유는 간단하다. 치질은 요실금보다 상대적으로 치료비용이 적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고 치료과정이 요실금보다 훨씬 고통스러워 보험금을 노리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의견이다.
 
반면 요실금 수술의 경우 과거 이 보험을 팔았다 크게 손실을 본 생명보험사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실손보험 보장대상에서 제외됐다.
 
의료기술 발달로 치료가 과거보다 쉬워지자 '이쁜이 수술'로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하는 고의적 역선택 가능성이 보험사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수익을 위해 고객을 유혹하는 보험영업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다. 고객의 유사시보다 보험사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보험. 영리사업의 이면은 그리 맑아보이지 않는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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