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백팔번뇌"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백팔번뇌"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4.23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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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란 시조시인 108 현대시조 감상 에세이 펴내

시조를 '화두'처럼 평생 붙들고 산 시조시인 홍성란이 현대시조 감상 에세이집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백팔번뇌>를 펴냈다.

불교신문에 연재했던 현대시조 108편을 엮은 홍성란 시인은 "서정주, 박재삼, 조지훈 등 한국 명시를 쓴 시인들의 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시조 형식이다"며 "이런 현상은 우리말 고유의 숨결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시인들이 만나게 되는 정점이 결국 시조임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가려 뽑은 108편의 시조에 일일이 소갯글을 단 그는 "식견과 안목이 좁은데다 게으르기까지 하여 꼭 현대시조사에 남을 108인을 선정했다고도 할 수 없고, 또 최고의 명작 108편을 골라 엮었다고도 할 수 없다"며 "시는 그저 높은 데 있어 우러러 보아야만 하는 게 아니라, 대중 가까이 내려서서 대중이 감동하고 쉽게 이해하여 함께 소리 내어 읽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이 책의 서문에 썼다.

그는 이지엽 시인의 <해남에서 온 편지>를 낭독하면서 "지랄 놈의 농사는 지먼 뭣 하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랑 돈부, 깨, 콩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라는 대목에서 목이 잠겼다.

일본을 통해 들어 온 현대시만을 시로 알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 민족 정서에 맞는 우리 이야기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 우리 리듬에 얹어 놓은 게 시조"라는 그는 "시조의 연원이 신라 향가로부터 잡는다면 1천년이요, 고려말로부터 잡는다면 700년의 역사를 잇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시 양식이다"고 말했다.

홍성란은 50줄 늦깍이로 불교를 접했으나 불교 전체가 시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백팔번뇌>은 불교적 향훈이 번지는 작품들 위주로 골랐다고 한다. 우리 현대시 100년을 연 최남선의 시조집 <백팔번뇌>와 제목을 같이 달았다.

문학평론가 이경철(전 중앙일보 문화부장)은 "민족의 핏줄을 이어내리는 정서와 맥박을 뛰게 하는 가락을 타고난 시인이 홍시인이다"며 "우리네 삶과 혼 대롱 깊숙이에서 울리는 번뇌와 해탈의 선율"을 담았다고 이 책을 평했다.

홍성란은 108편 다 소중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권영희의 <꽃물편지>가 가장 마음이 간다며 낭독했다.

"나도 누군가
한 눈에 읽어주는

한 눈에 읽어주는 편지이고 싶어라

적벽돌 담장 너머 번지는 라일락이고 싶어라"

도서출판 아름다운인연. 232쪽.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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