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멈춤’이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지구 에너지를 다소나마 아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의 주제어이기도 하다. 인간이 지나치게 움직이기에 환경이나 스스로를 부수고 있다.
지리산 살리기에서부터 시작된 ‘불교환경운동’이 어언 10여년에 이른다. 그 동안 유무형의 성과와 더불어 내부의 문제도 쌓여 왔다. <불교환경연대>의 내적 창립 취지는 불교의 지나친 상업화에 따른 반환경적 요소의 제거였다. 이와 더불어 백두대간을 중심한 한반도 자연생태계 파괴의 저지와 복원이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백두대간 한북정맥 북한산국립공원 살리기 운동 등 굵직한 환경문제를 다룬 것이다.
창립멤버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불교환경운동 주체의 이념과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성, 정체성이 희석되어가고 있다는 지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책사업에 대한 반환경성의 지적은 당연하나 이론 실체적인 접근이 안 되고 있다.
불교환경운동은 가슴도 중요하나 부처님 사상에 입각한 냉철한 머리를 요구한다. 상임대표 수경 스님의 삼보일배나 오체투지가 가슴이라면, 경부운하나 4대강 개발, 명산 케이블카 문제, 경상 강원권의 물 고갈이 과연 자연적인 것에 한정된 것인지에 대한 문제점들을 마치 경전의 전개와도 같이 논리적이며 합리적으로 위정자들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근래는 ‘빈 그릇 운동’이 잠잠하다. 필자는 처음부터 이 운동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핵심은 음식물을 먹을 만큼만 상에 올리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궁극적 목적으로 설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음식점마다 먹을 만큼만 내도록 하는 법적장치의 제도화와 더불어 요식업자를 이해 설득시켜야 했다. 빈 그릇 운동에 정부나 국회의원, 요식업자들을 발 벗고 나서게 하지 못했음이 이 운동의 한계성이다.
불교환경연대의 성과 중 하나가 물량위주의 대형 불사에 대한 각성이었다. 초기는 가시적 성과도 있었으나 근래는 사찰에 대한 쓴 소리가 전혀 없다. 한 사례를 지적하면 전국사찰의 주방에서 쏟아지는 오폐수가 명산 계곡을 오염시키고 있음에도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몇몇 본사와 서울 근교의 사찰주방 하수구와 연결된 계곡을 점검한바 한마디로 시궁창이다.
정화조를 설치하든가 세제사용을 삼가고 쓰레기와 오폐수의 생산을 줄여야 한다. 철저한 분리수거를 통한 쓰레기와 오폐수의 인위적 하산이 이루어 져야한다. 아니면 불자들에게 발우와 같은 각자만의 단출한 식기 지참 운동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불교환경운동을 비롯한 모든 운동의 시종은 의식의 변화와 시스템정비에 있다. 냉철한 지적과 대안을 외면한 명분 잇기에 한정된 운동은 생명력을 삼제한다. 지금 정도에서 불교환경연대의 대대적인 내적 수술을 가할 필요가 있다. 불교환경운동이 바람직하지 않게 ‘멈춤’에 멈추고 있다.
/ 法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