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욱 스님, 학생들을 등록시켜주십시오
지욱 스님, 학생들을 등록시켜주십시오
  • 문영애
  • 승인 2008.11.01 16: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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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지욱스님께 드리는 공개서한

지욱 스님, 열린 소통으로 학생들을 등록시켜주십시오.
문영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자아초월상담심리학과 박사과정)

저는 지욱스님이 이사장으로 계시는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의 자아초월상담학 박사과정 중에 이번 학원분규로 제적된 문영애입니다. 제 나이 이제 쉰 넷, 춤이 좋아 사람들과 춤을 추며 마음을 풀어내는 탱고테라피를 업으로 하고 있지만 늘 사람을 만날때마다 내 깨달음이 부족해 아쉬움을 느꼈었고 어렵게 결심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자아초월상담심리 박사과정은 비록 한 학기였어도 제게 놀라운 가르침과 성장이 되었습니다.

6월에 총장님이 해임되고 제 전공교수가 해임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편으론 당황스러우면서도 좋은 흐름을 가진 학교이기에 잘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습니다. 여러 번 이사장님을 뵙고 싶었지만 뵐 수 없었고 학생으로서 교수님이 해임되어선 안된다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등록금을 유보했던 것인데, 총장님이 법원판결로 돌아오셔서도 바로 직위해제 되시고 등록금 계좌가 막혀 생각지 않았던 제적통보를 받았습니다.

참 감사한 건 우리 중 어느 누구도 학우들을 제적생이라 부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적생 출입금지 공고와 폐강 공고가 붙어 있는 학교 교문을 들어설 때마다 가슴이 떨리지만 수업도 놓치지 않고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리포트와 발표준비도 소흘히 하지 않으려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면서, 무엇이 이사장님과 저희를 소통하지 못하게 하는지 일단 만나뵈면 뜻이 열리리라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스님이 계시는 극락사로 갔습니다.

법문 중에 지욱스님은 저희들에게 부처님께선 아주 극악무도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진정한 참회만 하면 불교의 가르침이 평등하고 넓어 제자로 다 받아들이신다며 참회를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학교의 모든 이들이 소통하는 상생의 장을 열기위해 처음 거리에 나서 풀이 춤을 추어보았던 어색함을 데모를 위한 데모를 하는 사람들의 명분 없는 일이라 말씀하시고, 제자들이 제적되는데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교수들을 향해 올바른 스승이 아니라 말씀하셨습니다. 감히 여쭙고 싶었지만 20여명 초하루 좋은 마음을 올리러 오신 불자님들이 곁에 계셨기에 그 간절한 불심을 어지럽혀드리고 싶지 않아 지면으로 여쭙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참회해야 하겠습니까? 제적생 중에는 학위논문만을 남겨둔 학우들도 있습니다. 2년 반 넘게 2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고 다니다가 전공교수가 해임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등록금을 유보해 제적통지를 받고 울분에 차있는 학우에게 무엇을 참회하라 전해야 하겠습니까. 전 오히려 교원들을 원칙 없이 해직시키고 사퇴압력을 넣어 학문에 전념해야 할 이 귀한 시간에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학교 이곳저곳에서 밤늦게 까지 애쓰는 동생같은 학우들을 보며 누구랄 것없이 학교가 진지한 소통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 줄 것을 청하게 됩니다.

저희가 정성으로 기원했던 108배든 3000배든 진정한 참회의 한 번의 절만 못하다 하셨습니다. 진정한 참회를 한 8명을 등록시켜주지 않았느냐며 불교의 자비를 설하셨습니다. 혹 진정한 참회라 말씀하신 것이 학생회나 교수협의회와 함께 집단으로 행동하지 않겠으며 이를 어길시 어떠한 제제를 받아도 법적대응을 하지 않겠노라 주민등록번호와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 확인서에 서명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교수들의 책임있는 행동이라는 것이 제자들의 안정적인 학습권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뿌리치고 교수가 다시 학교행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사퇴하겠다는 조건부사퇴각서를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불과 6개월 전 지욱스님께서 총장을 해임하시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리는 함께 수업하고 사찰을 순례하며, 상담을 공부하고 명상을 배웠습니다. 사람의 몸과 영혼을 아우르는 성장을 내 스스로 체험하며 감격해했고 다른 이들에게 이를 전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었습니다.

저희는 어제 이사장 스님과의 인간적인 차담을 기대하고 찾아뵈었습니다. 스님대신 행정실 직원들이 카메라로 녹화해가며 신분을 묻고 적는 상황은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사장님, 학생들과 인간적이고 열린 대화로 상생의 장을 열어주십시오. 저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고 아뢰며 함께 살 길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부디 만학의 학생들과 새로운 학문의 비젼을 탐구하시는 교수들이 맘편히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영성과 치유의 대학원이 되도록 아낌없는 배려와 이해를 넓혀주시길 부처님께 발원드립니다.

문영애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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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8-11-07 19:31:58
내부 사정은 모르겟으나 스님의 인품이시라면 설령 서운한 점이 계시더라도 용서하여 주십이 옳은가 하오! _도반올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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