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냉방병
[황치혁의 웰빙한방] 냉방병
  • 황치혁
  • 승인 2006.07.07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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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는 장마가 지나가야 시작되겠지만 벌써 수은주를 30도 이상으로 밀어 올리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냉방이 잘 된 건물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면 더운 공기에 숨이 절로 막히기도 하고 조금만 걸어도 등에선 땀이 흘러 내린다. 벌써부터 사무실과 버스 지하철에서 냉방기가 가동되고 있다.
그런데 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다름아닌 여름 감기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맑은 콧물을 훌쩍인다. 겨울에나 기승을 부리던 감기가 요즘엔 여름에도 극성이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은 이젠 더 이상 맞지 않는 말인 모양이다.

최근 내원한 여자 은행원은 감기증상으로 보름째 시달리고 있었다. 본인은 추워서 긴 팔 옷을 입고도 떨고 있지만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은행에선 냉방기를 아주 세게 가동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더군다나 머리 바로 위로 찬바람이 나와서 정수리가 얼얼할 정도라고 말했다. 아무리 감기약을 먹어도 몸이 좋아지지 않는단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 추울 때 잘 나타나는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 이유는 다름아닌 냉방기 때문이다. 자가용으로 출근을 할 때도 에어컨은 켜져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냉방기는 작동하고 있다. 근무하는 건물에도 냉방기가 가동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이같이 지나친 냉방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잘 일으킨다. 머리가 아프고 밥맛도 없어 진다. 코가 자주 막히고 어지럽다. 팔다리가 아프고 쉽게 피로해지기도 한다.

이 증상들은 감기 같아 보이지만 냉방병일 가능성도 높다. 증상으로만 보면 한의학에서 추위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에 나타나는 ‘상한(傷寒)’증세다. 무더운 한 여름에 지나친 냉방으로 추위에 상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냉방병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조금만 주의해도 냉방병을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찬바람을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해서 체온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땀을 흘린 상태에서 찬바람을 직접 쐬면 체열의 손실이 너무 많아져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실외온도와 실내온도 차이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몸은 온도차가 심한 곳을 오갈 때마다 온도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려고 한다. 더운 곳이면 땀을 내서 체온을 유지할 준비를 하고, 서늘한 곳에선 체온을 높이려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그런데 실내온도를 너무 낮춰 실내외의 기온차가 커지면 몸이 적응을 하기 힘들어 진다. 체표의 온도가 수시로 바뀌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결국엔 탈이 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바로 냉방병이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도 지키려면 실내외 온도차를 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론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냉방손실을 막기 위해 실내를 밀폐시켜 놓고 있으면 공기가 탁해지기 쉽다. 2시간마다 한 번씩은 환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폐된 형태의 대형건물에선 환기조절을 하기 쉽지 않지만 창문개방이 쉬운 건물에선 자주 환기를 해줘야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승용차에서 에어컨을 틀고 장기간 있는 경우엔 최소한 30분마다 문을 열고 환기를 해줘야 한다. 또 외부공기를 차단한 상태로 차내공기를 냉각시키는 방법이 냉방의 효율은 좋지만 10분마다 1분 정도는 외부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환기버튼을 조작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냉방이 잘된 곳에서 오래 있을 때엔 긴 옷을 준비해 체온손실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쉬는 시간마다 가벼운 체조 등을 통해 몸을 움직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면 냉방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냉방기를 자주 청소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냉방기는 자주 가동하면서도 필터청소는 자주 하지 않는다면 냉방기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주 만났던 환자 한 분은 건물에서 냉방기를 가동하면서 반 이상의 직원들이 감기에 걸렸다고 말했다. 환기가 잘 안되는 고층건물인데다 중앙냉방 장치를 쓰므로 발생된 문제라는 해석.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리면서 에어컨에서 찬바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먼지도 함께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었다는 설명이었다.

중앙냉방식 건물에선 오랫동안 쓰지 않던 냉방기를 가동하면 덕트시설에 쌓여 있던 먼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냉방기 가동이 많지 않은 가정에서도 여전히 에어컨을 청소하지 않고 가동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냉방기의 필터는 여름철을 맞아 첫 가동을 하기 전에 청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닦아주는 것?바람직하다.

냉방병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소음인이나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들이 냉방병에 걸리면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세도 나타나고 몸이 차가워진 탓에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찬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가운 청량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긴팔 옷을 준비해 체온을 보호하고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차론 인삼차나 생강차, 계피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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