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수면부족은 건강의 적
[황치혁의 웰빙한방] 수면부족은 건강의 적
  • 황치혁
  • 승인 2006.04.1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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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일곱 시간은 자야죠. 수면부족이 오래 지속되면 건강이 나빠집니다.”

자격증 준비를 위해 2년째 하루 4시간을 자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는 K씨에게 수면시간을 늘리라는 조언을 하자 참 세상살이를 모른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40대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직장생활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기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표정이다. 쌓인 피로 탓에 안색은 검었고 요통과 소화불량, 진땀이 동반되는 걸 보면 병 나기 일보직전인 상황인데도 보약으로 버틸 수 없느냐는 질문이다. 보약이 반짝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말을 다시 하고 싶지만 꾹 참고 처방을 써준다.

30대 초반의 사법연수생인 J씨는 두통과 집중력 저하로 고생을 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6월 시험 기간엔 부족했던 수면을 더 줄여야 한단다. 아마도 2주 이상 2시간만 자며 버텨야 할 것이란 얘기다.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부터 진료를 해왔던 터라 그의 건강이 평균이상이란 걸 알고 있지만 그렇게 잠을 줄이면 버텨내지 못할 거란 걱정이 앞선다.

병나기 직전,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지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눈 앞의 연수원 성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니 잠을 더 자야 한다는 말은 그에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뿐이기 때문이었다.

어른들만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한 L군은 문제가 심각하다. 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과학고 입시를 준비할 때에도 한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했는데 입학하면서 수면부족 현상은 더 심해졌다. 하루 3~4시간 수면이 기본이고 시험 때엔 잠자는 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는 것. 중간고사 기간에 2시간만 자며 강행군을 했는데도 성적이 하위권이란다.

벌써 입학동기 중 4명이 버티지 못하고 전학을 갔다고 한다. 엄마는 몸 생각을 해서 일반고로 전학을 가자고 하지만 K군은 계속 다니겠다고 고집한다.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맑지 않고 비염은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이젠 엄마에게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못한단다. 일반고로 전학을 가기 싫기 때문이란다. 공부를 하느라 잠이 부족한 탓인지 키가 작은 K군은 특목고 학생들은 일반고의 학생들보다 키도 작은 것같다고 말기도 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택되는 방법이 바로 수면시간 줄이기다. 해야 할 일을 제때에 마치려면 일 할 시간을 늘려야 하니 자연스럽게 수면시간부터 감소된다. 수면을 줄이면 기억력, 집중력이 저하되고 건강이 나빠져 결국 손해라는 주장을 해도 먹혀 들지 않는다.

그나마 일이나 공부라도 열심히 하면서 수면시간을 줄이면 그래도 이해가 된다. 꼭 필요한 일도 아니면서 컴퓨터 게임, TV시청 등으로 잠을 줄이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들은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 모TV에 ‘수면과 학습효과’란 주제의 프로그램에서 같이 출연했던 교수님이 청소년기에 10시간 정도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문이 최근 발표되었다며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보았다. 학생이나 부모님들은 입시경쟁으로 4당5락을 말하는데 그 두 배를 자야 한다는 것이다.

수면과 관련된 현대인의 또 다른 문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하다는 것이다. 생활습관이 불규칙하면 몸은 피로를 더 느끼게 된다. 피곤하다고 11시에 잠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새벽 3시에 자는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똑같이 잠을 자도 피로가 잘 안 풀린다. 생체리듬이 계속 바뀌는 탓이다. 매일 외국여행을 하며 시차적응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수면이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한 시간에 자서 같은 시간에 일어나며, 식사시간도 동일한 생체리듬을 유지한다면 피로는 최소화된다. 소화기를 관장하는 자율신경도 식사 때에 맞춰 소화기를 움직일 준비를 하고 수면중추도 항상 규칙적으로 작동하므로 불규칙한 것보단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한의학적으로 보아도 수면부족은 문제가 된다. 남자들은 우선 양기가 허해진다. 밤 12시 전후는 기운이 몸에 응축되는 시간인데 이 시간에 기운을 모으지 못하고 거꾸로 사용하면 체력이 떨어지고 정력도 감소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인의 불만도 쌓여간다. 여자들은 피부가 우선 나빠진다. 여기서 문제가 그치지 않는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수면부족이 가중되면 병을 막아내는 정기가 약해진다. 어떤 병이라도 쉽게 발暉磯募?얘기다.

수면에 대해서 말하다 보면 4시간을 자며 무리없는 생활을 했다는 나폴레옹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자기도 나폴레옹처럼 짧게 자도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현대의학에서도 수면에 관해선 오래 자야 하는 장면자와 짧게 자도 되는 단면자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어떤 의사와 상의를 해도 7시간 정도의 수면은 기본이라고 말할 것이다.

“충분한 수면시간은 죄악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맑은 정신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푹 자는 것이 롱런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것보단 깨어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고안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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