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건강의 지표 '얼굴'
[황치혁의 웰빙한방] 건강의 지표 '얼굴'
  • 황치혁
  • 승인 2006.04.03 10: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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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리,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김부장님, 요즘 건강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안색이 좋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도 얼굴색을 건강의 중요한 지표로 인식한다는 증거다. 건강 진단을 업으로 하는 한의사들은 환자의 얼굴을 아주 자세히 살펴본다. 일반인들이 느끼지 못하지만 중요한 건강 정보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얼굴, 그 중의 눈의 광채를 본다. 눈빛이 살아 있고 동작이 경쾌하면 아직 정기가 손상되진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병이 있어도 깊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위중해도 회복이 빠를 수 있다.

그 다음에 보는 것은 얼굴색이다. 한의학에선 기혈의 넉넉함과 부족함이 안면부의 색깔 및 윤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모든 경락을 흐르는 기혈은 얼굴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동양인의 정상적인 안색은 미약한 황색과 붉은색이 합쳐진데다 약간의 광택을 띤다.

얼굴색이 정상보다 누렇고, 피부도 건조한데다 입술이 창백하며 힘이 없어 보인다면 비위, 즉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말소리에도 힘이 없고 눈꼬리가 처져 있다면 보중익기탕 등의 보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안색이 붉다면 속에 열이 있는 사람이다. 열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얼굴의 어느 부위에 열이 있는가를 잘 살핀다. 이마는 심장에 해당하는 부위고 턱은 신장, 코는 비위, 좌측 관골은 간, 우측 관골은 폐에 해당한다. 폐결핵이나 폐렴 등의 질환이 있다면 폐의 진액이 부족해 진다. 관골 부위에 핑크빛의 예쁜 색이 돈다.

전체적으로 건장하고 튼튼해 보이며 안색이 지나치게 붉다면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조심해야 할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게다가 혈압까지 높다면 요주의 환자다. 나이까지 많다면 중풍의 위험이 높다고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이렇게 몸의 신진대사가 항진이 되어 있는 사람으로 보약보다는 열을 내려주는 약을 써야 한다.

얼굴이 창백하다면 빈혈도 의심해야 하지만 폐나 대장의 질병도 고려한다. 흰색은 폐, 대장과 연관된 색이기 때문이다. 흰색은 몸이 허하거나 냉한 사람들에게도 나타난다. 안색이 흰데다 몸이 마르고 거의 붉은색을 찾아 볼 수 없다면 대부분 혈허증에 속한다고 보고 치료한다. 얼굴의 빛깔이 푸른빛을 띤다면 어혈이나 심한 통증이 있거나 기가 막혔을 가능성이 높다. 입술과 혀의 색까지 푸른 색을 나타내면 어혈이 기혈의 소통을 막은 것이다. 어혈이 많이 생기는 간질환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안색이기도 하다. 요즘 한의원에선 검푸른 빛의 안색을 띤 환자를 보기는 어렵다. 간질환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야 검푸른 안색이 나타낸다. 간암이나 간경화 환자들이 모여 있는 종합병원에서나 이 같이 위중한 안색을 띠는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다.

검은 색은 신장의 기능이 현저히 떨질 때에 잘 나타나는 색이다. 한방에서 말하는 신장은 양방의 신장보다 좀 더 포괄적이지만 만성 신기능 부전 등의 증상에서도 얼굴색이 검은 빛으로 나타난다. 어혈이 몸에 많을 때는 얼굴빛이 검으면서도 자주빛을 함께 띠기도 한다. 한방에서 흑색 계통의 안색을 띤 환자들을 고질적인 중병으로 보고 치료도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색에 따라 장부의 질환을 판단하기도 하지만, 특정 질환의 원인을 분류할 때도 안색을 참고한다. 생리통이 심한 환자 중 안색이 하얗다면 빈혈 등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생리통이라도 얼굴에 여드름이 많다거나 검붉은 안색을 띠고 있다면 어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을 본 다음엔 몸의 형태를 살피게 된다. 살이 찌고 피부는 부드러우며 혈색이 없는데다 흰 피부색을 띠고 있다면, 양기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이 평소에 기운이 없고 쉬 피로를 느끼며 머리가 멍해진다고 호소하면 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자세히 진료하게 된다. 몸이 수척하고 안색이 창백하며 체지방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라면 음허일 가능성이 높다.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의사들이 말 못하는 소아를 진료할 때에 손가락을 살피는 것도 진단의 하나다. 손가락의 색이 선홍색을 띤다면 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고, 청색이 나타났다면 놀랐을 수 있다. 자주색이 나타나면 열이 심하다고 본다. 한의사들이 별로 질문을 하지 않고도 아픈 부위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을 보고 그리 놀라지 않아도 된다. 한의사들은 점쟁이가 아니다.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파악하는 망진(望診)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망진에 능숙해지면 불문진단(不問診斷), 즉 묻지도 않고 진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의학에선 4가지 진단을 모두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망진 이외에 환자의 말 소리, 숨 소리, 기침 소리 등을 들어 보는 문진(聞診), 증상을 자세히 물어 보는 문진(問診) 그리고 맥을 보고 복부를 진단하는 등 절진(切診)을 통해 환자의 정보를 가능한 많이 확보해 진단을 내리고 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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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해 2006-04-24 15:42:36
선생님 저는 언제나 손이 저리답니다 그리고 자면서도 열이 오르면서 땀이나며 항상 불안하답니다. 그리고 자궁에도 근종이 있고요 잠은 하루에 두세시간 박에 못잔답니다.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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