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웰빙한방] 성장장애
[황치혁의 웰빙한방] 성장장애
  • 황치혁
  • 승인 2006.03.06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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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왕따예요.” 170㎝가 넘는 훤칠한 키의 여학생이 진료중 푸념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M고. 게다가 미국대학에 장학생으로 유학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학생. 키도 크고 날씬한 학생이 ‘왕따’라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성격도 좋은 네가 왕따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호기심 때문에 선뜻 질문을 던지곤 곧 후회를 했다. 학생의 아픈 상처를 다시 한 번 건드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른 이유는 별게 없어요. 제 키 탓이지요. 어느 날 부모님들이 학교에 오셨었는데 한 어머니가 저를 보고 재수없다고 하시더군요.

제 키가 너무 크기 때문이래요. 자기 아이는 잠도 제대로 못자고 공부를 하다가 키가 못 컸는데 저는 왜 이렇게 크냐는 것이었죠.”

친구 엄마의 말을 듣고 난 후 자기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유를 찾은 것 같다고 이 학생은 말했다.

“우리학교 친구들은 유난히 작은 것 같아요. 다른 학교 학생들과 비교해도 제 키가 큰 편이긴 하지만 우리학교의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제가 유난히 커 보입니다.”

이 학생의 이야길 들으며 또 다른 학생이 머리 속에 떠 올랐다. 서울의 과학고에 진학한 학생.

하루에 4시간도 못 자고 공부에 매달리며 과학고에 진학하더니 요즘엔 수학올림피아드 준비를 위해 한 달간 수면시간을 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는 남학생.

이 학생의 키는 고1인데도 166㎝정도였다. 키가 크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공부시간이 부족하다며 수면시간을 늘리지 못했다.

실제로 특목고 중에서도 경쟁이 아주 치열한 일부 학교 학생들의 키는 유난히 작다고 말한다.

서울과학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토요일, 기숙사 앞에서 아들을 기다리며 기숙사를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 중학생들을 보고 있다고 착각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키가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이 작다는 얘기였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요즘 학생들의 체격이 아주 좋아졌다. 평균키가 커짐에 따라 키가 작은 학생들의 고민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부모님 때에 180㎝이 넘으면 가장 큰 학생이었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바라는 키가 180㎝ 이상이니 작은 학생들의 박탈감도 더욱 커지는 게 사실이다.

키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지만 유전자 등 선천적인 부분보다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 중요하다.

그 후천적인 요인 중 핵심요소는 영양섭취와 수면, 그리고 운동의 3가지이다. 잘 뛰어 놀고, 잘 자고, 푹 자면 잘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앞에서 예를 든 특목고 학생들은 이 세 가지 요소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다. 특목고 입시 때문에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운동을 할 시간도 없다.

키가 크기 보단 뚱뚱해지기 십상이다. 잠이 부족하고 머리를 많이 쓰면 소화기의 능력도 떨어지니 영양섭취에도 문제가 생겨 결국은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성장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치료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엄마 아빠의 키가 모두 크니 별 걱정을 안 하다가 성장기가 다 지나간 뒤에서야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가 끝나면 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성장기 후에 성장호르몬이 나오면 손발 끝이 뭉툭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키가 크진 않는다. 늘씬한 롱다리가 되기 위해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먼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초경이나 음모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에 반에서 키순서로 3번 이내면 성장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키는 한꺼번에 키우는 것엔 한계가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와 처방으로 꾸준히 평균키에 접근시켜 주는 것이 좋다.

평균적으로 성장은 초경이나 음모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난 후 2년까지 이루어진다. 따라서 초경후에도 키가 상대적으로 작다면 부모님들은 잘 살펴봐야 한다.

수면시간이 적다면 늘려줘야 한다. 운동이 부족하다면 적절한 운동프로그램도 만들어 줘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줄넘기, 걷기, 조깅 등이 이상적인 운동이다. 공부도 때가 있다지만 성장은 공부완 달리 때를 놓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면과 적절한 운동이 동반되면 식욕이 좋아지므로 영양섭취엔 큰 문제가 없다.

키가 또래 아이들보다 지나치게 작다면 성장치료를 고려해 봐도 좋다. 한방에선 성장치료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접근한다.

먼저 성장에 장애를 주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소화기가 약한 학생이나 비염 등 성장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 있을 때는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두 번째는 체질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질환수준은 아니더라도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이나 에너지 소모가 많은 소양인에 적절한 처방을 써주면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론 골수를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 이용된다. 한방엔 전통적으로 골수를 보충시켜 주는 약재와 처방이 많다.

사륙탕이나 육미지황탕 등에 녹용 등의 보신약재를 더해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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