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연대별 작품세계 화보
백남준 연대별 작품세계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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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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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게 반은 사기(詐欺)"라고, "사기 중에서도 고등 사기"라던 고 백남준씨. 그 당당한 호언의 바탕에는 평가에 주눅들지 않는 '신념'이 있었고, 그래서 금세기의 인류는 그의 '사기'에 열광했다. "난 원래 어리광쟁이로 자라서 그저 그 때 하고픈 일을 그냥 해요. 그러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됩니다. 그 '이것' '저것'의 흐름을 대표작을 통해 살펴본다. 조정된 피아노(1958~1963) 퍼포먼스에 사용했던 가시 철사와 사진, 브래지어, 깨진 달걀 등 온갖 잡동사니로 피아노를 장식(?)했다. 음악과 삶이 한 몸으로 얽힘을 표상한 것일까. 그의 친구 요제프 보이스가 도끼로 전시중인 피아노 가운데 하나를 부숴버려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다. 그가 부순 것은 피아노였을까, 음악 또는 삶이었을까. 길에 끌리는 바이올린(1961) 제1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가한 백남준씨.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바이올린을 묶은 끈을 뒷짐지듯 쥔 채 질질 끌고가는 퍼포먼스로 세계를 경악시켰다. 전위의 정신으로 무장한 이 동양의 '문화 테러리스트'가 끈에 묶은 것은 '기성의 문화'였고, 그가 동네 개처럼 끌고 다닌 것은 '박제된 권위'였을지 모른다. TV부처(1974) 한 평면에 부처와 TV수신기가 고요히 대면하고 앉아 있다. TV 뒤에 폐쇄회로 카메라가 묵묵히 이들을 응시한다. 이 작품이 품고 있는 의미 역시, 그의 대다수 작품들이 그런 것처럼, 무한히 열려 있다. 전통의 정신세계와 물질 문명의 총아가 벌이는 한 판 눈(眼)싸움이라 해도 좋고, 동서양의 조용한 공존을 떠올려도 좋다. 세기말(1989) 200여 대의 모니터와 TV수상기가 대형 점보트론과 조화하고 있다. 사뭇 질서정연해 보이는 구성적 조화에도 불구하고 오른 쪽 아래 거대한 인간의 표정은 그다지 평화로워 보이지 않는다. 이성적 외형적 세계의 정연함이 세기말 인간의 내면에 저런 불안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표현한 것인지 모른다. 시스틴성당(1993) 프로젝터들을 불규칙적으로 쌓아올렸다. 저 색채의 빛 속에서 무용수들이 절정의 공연들을 펼쳤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다만 그 색색의 빛들만이 천장과 벽을 장식하며 찬란한 시각적 공간을 연출한다. 그것이 그 빛 속의 과거와 어우러지며 묘한 환상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것은 공간과 시간의 만남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 기사제공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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