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불어 번역본 발간 기념식 및 대중강연 개최
‘직지’ 불어 번역본 발간 기념식 및 대중강연 개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2.05.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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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프랑스 파리 주프랑스한국문화원…브뤼느통 야닉 교수 번역
직지 프랑스어 번역본.
직지 프랑스어 번역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 불어 번역본을 발간하고, 오는 25일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는 ‘직지’ 프랑스어 번역본 발간기념식 및 대중강연회 등 행사를 갖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일부터 열리는 제4회 한국관광문화대전 ‘테이스트 코리아!’ 기간 중 ‘직지’ 불어본 발간식을 주프랑스한국문화원(원장 전해웅)과 갖는 것.

‘직지’는 백운 경한 스님(1298~1374)이 선불교의 요체를 추려 편찬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상·하권을 금속활자로 간행했다. ‘직지’의 간행연도인 1377년은 인류 인쇄기술의 혁명이라 알려진 쿠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하권 1권이 소장돼 있다.

‘직지’는 수백 년 동안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19세기 말 주한 프랑스 공사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콜랭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가 고서적 수집 과정에서 입수해 프랑스로 가져간 뒤, 이후 경매를 거쳐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Henry Vever)가 입수했고, 이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직지’는 197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도서의 해 기념 도서 박람회’에 출품돼 실물이 공개됐다. 2001년 9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인류의 기록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꾼 최대의 유산임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백운 경한(白雲 景閑, 1298~1374) 스님은 전라도 고부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출가해 일정한 스승 없이 명산대찰을 유력(遊歷)하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10여 년 머물렀다. 백운 스님은 1351년(충정왕3) 중국의 하무산 천호암으로 가서 임제종의 거장인 석옥 청공 스님을 만나 법을 묻고, 같은 해에 지공 스님을 알현하여 게송을 바쳤다. 1352년 다시 청공 스님을 만나 조석으로 참문한 끝에 무심무념의 참뜻에 대한 마음 문이 열렸다. 청공 스님과 헤어진 후 백운 스님은 휴휴암에 머물다가 1352년 3월 귀국했다.

백운 스님은 1353년 1월 단좌해 영가대사(永嘉大師)의 <증도가(證道歌)>를 읽던 중, “망상을 버리려 하지도 말고 진실을 구하려 하지도 마라. 무명(無明)의 실성(實性)이 곧 불성이요, 환화(幻化)의 공신(空身)이 곧 법신이다”라는 대목에 이르러 그 말을 깊이 음미하였을 때 무심(無心)이 되어 깨달음이 열렸다.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전과 후가 아주 끊어져 조금도 의지할 곳이 없어 망연한 경지에 이르게 됐다고 전한다.

백운 스님은 1357년 보우 국사의 천거로 왕의 부름을 받았으나 병을 이유로 사양했다. 1365년에는 혜근의 천거로 다시 공민왕의 부름을 받아 해주 신광사(神光寺)의 주지가 되었다. 1368년 왕비 노국 공주(魯國公主)의 원당인 개풍 흥성사(興聖寺)의 주지가 되었고, 다음 해인 1369년 김포 고산암(孤山庵)에서 은거하였다가, 다시 나옹스님의 추천으로 1370년 9월 혜근 스님이 주관하였던 공부선(功夫選)의 시관직(試官職)을 맡았다. 1374년 여주 혜목산 취암사(鷲巖寺)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입적했다.

백운 스님의 생애를 살펴보면 말년의 몇 년을 제외하고 왕실과 밀접했던 부분을 찾을 수 없다. 이것은 보우 스님과 혜근 스님이 왕실과 밀접했던 것과 비교가 된다. 백운 스님은 “천진하고 거짓이 없어 형상을 빌려 이름을 팔지 않았으니 참다운 경계에 노니는 사람”이었다. 그의 저서로는 <백운화상 어록> 2권과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된 그의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유명하다.

조계종은 ‘직지’가 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로서, 선불교 깨달음의 정수를 뽑아 수록한 위대한 불교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21년도에는 2005년도 발간한 번역본을 수정 보완하여 국문, 영문본을 발간했다. 이번 불어 번역 사업은 국외 소재 문화재재단 공모사업으로 진행됐다.

‘직지’ 불어 번역서는 파리 7대학 동양학부 브뤼느통 야닉(Bruneton Yannick)교수가 번역하고, 데스보 캐서린 국립동양문명연구소(INALCO) 명예교수와 김현주 박사(파리3대학 번역학)의 공동 감수로 발간됐다.

조계종은 “23일~27일까지 K-pop, K-food 등 한류 문화 열풍이 높고, ‘직지’ 원본이 보관된 프랑스에서 출간기념회 및 대중강연회, 홍보부스운영, 프랑스국립도서관 방문을 통해 ‘직지’와 한국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2005년 ‘직지’ 한국어, 영어 번역본을 발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 도서 박람회에 출품했다. 2021년 ‘직지’ 한국어, 영어 번역본 재교정 및 감수를 거쳐 재판을 발간했다. 지난해 ‘직지’ 불어 번역을 완료하고, 올해 ‘직지’ 불어 번역본을 책으로 발간하게 됐다.

또 조계종은 ‘직지’의 내용적 가치 선양을 위한 종단 번역 사업과 관련, 최근 영미권 학자들을 중심으로 유네스코와 전 세계 25개 기관의 석학 50여 명이 참여하는 ‘직지에서 쿠텐베르크까지(From Jikji to Gutenberg)’, 직지 프로젝트 연구진 측에서는 조계종 발간 ‘직지’ 영문 번역서 인용과 ‘직지’ 선禪사상에 대한 집필 요청 등 내용적 가치연구에 상호협력하고 있다.

조계종은 “이번 ‘직지’ 불어 번역본 출간을 기점으로 ‘직지’ 우수성과 한국 선불교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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