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점 선봬며 은사 고산 대선사 창건 사찰 면모 일신
통영 연화도 연화봉에 등을 기대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굽어보고 있는 연화사는 쌍계사 고산 대선사가 창건했다.
불심 가득한 절경의 섬, 바다에 핀 연꽃 같은 섬의 호법신장인 이 절엔 현각 영기대사가 선종의 진리를 깨달아 칠언으로 노래한 장편시 증도가를 비롯 불설아미타경, 불설관무량수불경이 모셔져 있다.
성각 스님이 18일부터 5월 8일까지 선화 21점을 보탠다. 우리나라 최초 선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스님은 '2022년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전시회 장소로 연화사를 택했다.
'통영; 섬·바람[THE SEA, THE SEEDS]'을 주제로 52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의 취지도 안과 밖을, 너와 나를 하나로 보는 불교의 불이(不二)사상과 괘를 같이한다.
"통영의 바람은 소통과 생명의 상징이다. 바람은 공간(섬)과 인간(예술가/시민), 시간(전통/미래) 사이를 순환하며 모든 벽과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생명을 준다... 섬에 부는 바람의 의미를 상징화해 공간에 담았다." -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주제 중
이번 전시에서 스님의 선화 주제는 '바다 너머 피안(nirvana above waves)'이다. 선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낙처를 오롯이 먹으로 드러냈다. 코로나 창궐로 고통의 바다에 든 뭇중생이 도피안의 세계를 느낄 수 있기를 서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균형있게 자리잡은 법당과 요사를 갖춘 연화사는 성각 스님과 각별한 인연이다. 연화도인이 나셨던 터에 은사 고산 대종사의 손때묻은 절이기 때문이다.
우주 중심에 비로자나불의 정토가 있다. 이 부처님이 좌선한 연화좌는 천 개의 잎을 가졌다. 그 낱낱의 세계에 100억 국토가 있고, 그 땅에 보신불이 출현한다. 이른바 華藏世界(연화장세계), 연화사 일주문의 편액이다.
이번 전시에 공개하는 청산무호(靑山舞虎)도 이런 맥락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격랑의 바다 너머 학을 닮은 푸른산에 호랑이가 춤을 추는 열반(피안)의 세계가 드러난다. 조변석개하고 고정불하는 상(像)의 본질을 깨달아 환희작약(歡喜雀躍)하는 피안 세계 말이다.
스님은 선을 통해 나타난 청산무호를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오르듯 처염상정(處染常淨)의 자세를 견지하라는 거다.
성각 스님의 선화에서 관람객들이 공덕무량 광대장엄의 세계에 빠져들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연화사와 연화도는 오는 18일부터 대방광불화엄세상이 된다.
통영시는 국제트리엔날레 관람 편의를 위해 유람선을 늘린다. 연화도에는 선화와 함께 도예공예작가의 도자기, 섬유공예작가의 조각보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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