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42. 눈밭에 꽃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42. 눈밭에 꽃
  • 전재민 시인
  • 승인 2021.12.27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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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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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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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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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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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구나

난 손가락이 시린데

넌 온 몸으로 떨고 있구나

얇은 옷조차 걸치지 못한채 영하 날씨에 떨고 있구나

난 돌아 갈 차가 있고

돌아 갈 집이 있는데

넌 홀로 춥고 두려워 떨고 있구나.

 







#작가의 변
밴쿠버는 지난해 겨울은 눈이 한 번도 제대로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올해는 아직 12월임에도 눈이 내린다. 물론 밴쿠버를 떠나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 있는 휘슬러에 가서 있을 때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은 아주 더 많이 내리니 밴쿠버의 눈은 눈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눈이 많이 내린 영동지방엔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더불어 추위도 찾아 왔다고 하니 밴쿠버의 눈은, 밴쿠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밴쿠버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가족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어쩌면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눈을 파헤치고 눈 속에 묻혀있는 풀을 뜯어 먹는 토끼와 공원의 한 쪽 구석 건물 옆에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진, 누군가가 추위를 피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돌아 갈 집이 있는데, 그래도 나는 배고프거나 굶는 걱정하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누군가는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동장군이라 불리는 무서운 추위의 칼날 앞에 낙엽처럼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겨울은 땔감과의 전쟁이었다.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해 놓아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산을 지키는 산감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니 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죽은 나무 등걸과 소위 갈비라 부르던 떨어진 솔잎을 긁어모아 집으러 가져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푸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오기도 했는데 푸른 청솔은 마르지 않아 잘 타지도 않고 연기만 부엌 가득 내품었다. 고추를 추수하고 나면 고춧대를 말려서 불을 지피고, 볏짚으로도 불을 지피고, 방앗간에서 가져온 벼 껍질도 불을 지폈다. 풍로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여 넣어 주어야 불이 벌겋게 타올랐다. 장작을 태우고 난 숯은 아직 불이 남은 채로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물론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난방장치이기도 했다. 아랫목은 새벽에 불을 지피는 아버지 덕분에 따뜻했고 추워서 깨었다가 다시 노근노근 잠들기 일쑤였다.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처럼 보이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는 시절이다. 특히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쩍하고 달라붙던 그 겨울의 느낌은 몸서리치게 한다. 제천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추위가 심한 지역이다. 충청도지만 강원도와 같은 지역, 그 제천의 어린 시절이 밴쿠버의 눈과 추위 때문에 소환됐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 그리고 새해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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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살고 있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학원을 다니면서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 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직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 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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